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앨리스 쇼트 부회장이 최근 예고없이 방한, 서울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론스타측은 체류 사실 외에 방한 목적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 인수전이 급물살을 탈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상황이 예상 외로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며 “20일을 전후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어차피 모두 현금으로 주는 것이기 때문에 론스타 입장에서는 대상자 선정을 오래 끌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13일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등 3개사는 모두 현금 일괄지급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앞으로 추가 실사와 최종가격 협상 등을 거쳐 이르면 5월, 늦어도 6월 안에 매각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론스타가 이처럼 매각을 서두는 배경으로는 몇 가지가 있다.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올 7월부터 재정경제부 장관이 조세회피지역으로 지정한 곳에 본사 주소지를 두고 있는 외국기업은 매각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현재 외환은행의 최대주주는 론스타가 벨기에에 설립한 ‘LSF-KEF홀딩스’로, 재경부가 만약 벨기에를 조세회피지역으로 지정하고,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6월 안에 팔지 못할 경우 수천억원의 세금을 물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국회의 의뢰로 검찰과 감사원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DBS, 외환은행 인수전 독자 참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DBS가 한 입에 삼킬 수 없을 정도로 큰 김치를 베어 물었다(This is more than a bite-sized kimchi that DBS is chewing)”며 “싱가포르 현지의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외환은행 인수 문제가 DBS의 신용등급이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전체 자산 규모가 1,100억 달러인 DBS가 자산이 660억 달러인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걱정할 만 하다”며 “DBS가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을 앞서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썼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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