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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대학을 독립시켜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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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대학을 독립시켜야 산다

입력
2006.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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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의 교육과 연구의 발전은 그 나라의 교육과 지식의 발전에서 중요하다. 나라마다 대학에 많은 투자를 하고 대학이 발전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특히 오늘날 지식이 전 세계적으로 상호 호환성을 가지게 됨에 따라 교육의 제도와 질은 무역이나 기술 못지 않게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산업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美 이은 중국 대학의 유학생 흡수

정보와 지식의 전 지구화의 경향에 따라 이제는 교육에서도 점점 국경이 없어지고 있다. 대학은 국내적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치열하게 경쟁하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없는 대학은 미래에는 살아남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만이 학연 등 연고주의를 이유로 젊은이의 발목을 잡으며 이 땅에서 공부하기를 강요하고 있다. 직장을 잡으려면 국내 대학에 다니며 학연이나 지연을 쌓고 선후배를 따져가며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러한 연고주의는 우리를 둘러싼 주변 여건의 변화로 인하여 더는 먹혀 들기가 어려워질뿐더러 젊은 세대가 이를 용인하지도 않을 것이다.

각자 개성과 능력에 따라 자기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가는 것을 중요시하는 새로운 세대들이 이러한 사회모순에 순종할 리 만무하고, 우리 시장의 변화로 말미암아 외국기업과 외국인들의 활동으로 이러한 연고주의적 교육은 더 힘쓸 여지도 없다.

저출산의 한국 사회에서 이를 유지하려면 필연적으로 외국기업과 외국인들의 유입과 활동을 더 많이 용인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는 단순히 노동시장만 변화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시장과 가족제도를 변화하게 하고 언어문제와 인종문제도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이러한 앞으로의 여건의 변화를 고려하면, 교육에서 우선 짐작할 수 있는 것이 중국 대학으로의 유학붐이다. 현재는 모든 지식과 정보의 메카인 미국 대학으로 유학을 가는 것이 붐을 이루겠지만 실용주의로 발 빠르게 움직이며 발전하는 중국 대학의 발전을 보면 거리나 비용면에서 볼 때 앞으로 우리의 젊은이들은 중국 대학으로 유학 가는 것이 붐을 이룰 것이다. 그러면 언어도 자연 영어와 중국어가 지배적이게 되고 한글은 그만큼 약화할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앞으로의 변화 가운데 대학만을 놓고 볼 때도 중국과 미국의 흡수력이 엄청나고 일본의 흡수력도 만만치 않은데, 과연 우리의 대학들은 이러한 미래에 대하여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걱정된다. 지금까지 한국 대학은 이 땅의 고질적인 연고주의의 반사적 이익을 누려왔다고 해도 크게 잘못은 아니다.

스스로 노력 없이도 매년 학생들이 들어오려고 한 상황이었지만, 이미 매년 학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대학들이 변화하는 상황에 준비하지 않으면 머지 않아 서울의 주요 대학들도 마찬가지이고, 한국의 젊은이들이 미국, 중국, 일본으로 빠져나감에 따라 한국 대학은 사활의 지경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이다.

●교육부는 간섭에서 손을 떼야

머지않아 닥칠 이러한 상황을 놓고 보면, 무엇보다 대학이 혁명적으로 환골탈태하여야 하고, 우리 교육계가 전면적으로 혁신되어야 한다. 자기 혁신은 하지 않은 채 공교육만 방패 삼아 내걸고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는 발상은 이제 더는 유효하지 않다. 대학도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여야 한다.

대학이 각기 자유로운 모델을 선택하는데 장애가 되는 규정은 모두 철폐되어야 하며, 교육부도 대학에 대한 간섭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 교육개혁에서 김영삼 정부 이래 현재까지 국가로부터 대학의 독립이 핵심적인 사안이었음에도 이를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반드시 국가에서 대학부터 독립시키고 교육개혁과 교육부의 개혁에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정종섭 서울대 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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