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황사가 전국을 덮었다. 올해 최초의 본격적인 황사였고, 미세먼지 농도가 예상보다 더 높았지만 뚜렷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기상청이 공들여 다듬은 황사 예보 시스템이 매끄럽게 작동해 정확한 예보와 주의보가 내려졌고, 이에 따른 국민 행동요령도 많이 나아진 덕분이다.
흙먼지는 눈 앞을 가렸지만 옥외 활동을 삼가거나,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 마침 학교가 쉬는 토요일이었던 시기적 우연도 절묘했다.
직접 피부로 느낀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이번 황사는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인 시간 당 500㎍/㎥을 뛰어 넘어 최고 753㎍/㎥까지 이른 ‘강한 황사’였다.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서울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인 시간 당 58㎍/㎥를 10배 이상 훌쩍 넘어선 지독한 흙먼지였던 셈이다. 급히 밀려든 한파와 함께 짧은 시간에 한반도를 지나간 것이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우리에게 봄철의 황사는 이미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고비 사막 등 중국 내륙의 사막화로 21세기 들어 한반도의 황사 영향일수는 크게 늘어났고, 흙먼지 발생량이 늘어나 어지간하면 바로 ‘강한 황사’로 이어진다. 황사의 고향인 중국 내륙지역의 사막화를 늦추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따라서 중국과 한국, 일본 등 황사 피해국의 적극적 공동노력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밀려오는 흙바람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기상ㆍ보건 당국과 국민 모두의 자각과 노력이 급선무다.
더욱이 중국 해안지역의 급격한 공업화로 납이나 카드뮴, 크롬 등의 중금속 농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어 단순한 미세먼지 이상의 심각한 건강 위협요소가 된 지 오래다.
눈이나 호흡기 노출을 최대한 막고,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옷에 묻은 흙먼지를 털고, 몸을 닦는 행동을 일상화해야 한다. 봄철의 돌개바람이 잦아드는 4월 말까지 아직 여러 차례의 황사가 예고돼 있다. 지난 주말처럼 만전의 대비로 이 봄을 무사히 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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