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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고용계약법 반대" 학생시위 확산/ 소르본大 농성 진압위해 경찰, 38년만에 교내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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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고용계약법 반대" 학생시위 확산/ 소르본大 농성 진압위해 경찰, 38년만에 교내진입

입력
2006.03.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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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경찰이 11일 새벽 소르본 대학에 진입, 농성 중이던 학생 200 여 명을 강제 해산하고 11명을 체포했다. 학생들이 소르본 대학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경찰이 이를 진압하기 위해 교내에 들어간 것은 ‘68혁명’ 이후 40여 년만의 일이다.

시위대는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내놓은 최초고용계약법에 반대하며 책상과 의자로 건물 복도에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사흘째 점거 농성을 벌여 왔다.

경찰은 이날 새벽 4시께 최루탄을 쏘며 교내로 들어가 시위대를 학교 밖으로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11명이 체포 당했고 2명이 부상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은“전날 300명이 창유리를 깨고 학교 건물에 불법 침입했다.이들은 도서관 책을 훼손하고 건물을 파손했다”며 정당한 진압이었음을 강조했다.

학생들은 “소르본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라며 “정부가 폭력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더 큰 불상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툴루즈, 캉, 투르, 그르노블, 디종, 릴, 몽펠리에 등 지방 대학에서도 수 백 명이 가두 시위와 점거 농성을 하는 등 새 법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대는 프랑스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곳곳에서 고등학생 수 천 명도 시위에 가담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68혁명 당시 선배들은 대학을 졸업하면 일 자리라도 얻었지만 우리는 실업자 신세”라고 절박함을 호소했다.

10일 프랑스 의회를 통과한 최초고용계약법은 좀 더 많은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주고 기업에는 고급 인력을 활용할 기회를 준다는 취지로 ‘소규모 사업장의 고용주는 26세 미만 직원의 경우 채용 뒤 최초 2년 동안은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26세 미만 프랑스 청년 실업률은 23%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데 이는 전체 실업률 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노동계와 학생들은 그러나“젊은 직원을 해고한 자리에 경험이 풍부한 나이든 직원을 싼값에 쓰려 할 것이고 결국 청년 실업은 더 심각해 질 뿐”이라며 “대기업도 이를 배워 악용할 지 모른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기업들도 “일자리가 불안한데 과연 능력 있는 젊은이들이 지원하겠느냐”며 회의적이다.

야당 등 반대파는 최초고용계약법을 헌법위원회에 넘겨 적법한 지 여부를 묻겠다는 입장이다. 드 빌팽 총리는 이미 의회를 통과한 법률을 철회하거나 수정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진통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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