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지지자들의 도를 넘은 행태가 도무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개탄스럽다. 지난 달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에 대한 폭행에 이어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폭행, 서울대 토론회장 난입과 정운찬 총장 차량 공격 등 과격한 의사표명 행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앞서 1월에는 지지자의 자살기도, 2월에는 분신자살 사건이 있었고 서울대와 검찰 주변에선 지금껏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인터넷의 일부 황우석 지지카페에는 폭력적 글귀들과 함께 야구방망이, 작두 등의 섬뜩한 그림들까지 올라 있다.
불치병 치료에 대한 기대나 애국심에서 황 교수를 열렬히 지지해온 사람들의 실망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황우석 사태의 본질을 되새겨 봐야 한다.
한 마디로 사회 전체가 맹신과 바람을 객관적 진실과 혼돈했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이번 사태였다. 정부 언론 학계 등 모두가 집단적 열광에 매몰되거나 이를 조장한 책임을 혹독하게 추궁 받고 반성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황 교수 지지자들의 행태도 똑같은 이유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 드러난 사실을 뒤집을 만한 증거나 논리도 없이 서울대 조사위나 비판자들을 매국노로 몰고, ‘황우석 죽이기 거대음모론’ 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게 일말이라도 근거가 있는 일이라면 용납할 국민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황 교수 사태의 근원으로 지적됐던 것이 바로 이런 맹목적 애국주의였다.
조만간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올 테지만 결론이 어떻든 국민들은 황 교수팀을 포함한 우리 생명공학계의 연구성과와 기여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황 교수 지지자들도 차분하게 수사결과를 기다리되, 앞으로는 우리 생명공학계 전반을 격려하고 연구를 지원하는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관심과 애정을 모아 주길 바란다. 이와 함께 정부당국에는 모든 불법적 행위에 대해 법에 따라 엄중히 다룰 것을 재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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