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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섹션-공부야 놀자/ 2006학년도 고려대 정시 논술고사 문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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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섹션-공부야 놀자/ 2006학년도 고려대 정시 논술고사 문제 해설

입력
2006.03.1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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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논제 분석

얼핏 보면 혼란스러운 자연에도 ‘질서’가 있다. 중력에 의해 물은 아래로 흐르고, 무심코 보는 소라․고동의 형상에도 특정한 수열(질서)이 있다. 인간 세상에도 교통질서, 도덕, 법 등 여러 질서가 있다.

일반적으로 질서는 좋고, 아름답고, 바람직하다. 그러나 독재(獨裁)처럼 바람직하지 않은 질서도 있다. 또 자연과 사회에서 질서는 변화하기도 한다. 사회의 기존 질서는 보수적이어서 창조적인 파괴(변화)를 허용하지 않는다. 예컨대 최초로 여성해방을 주장한 나혜석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였다. 고려대 논제는 이러한 ‘질서’이다. 질서는 어떻게 생겨나고, 어떤 성질을 가지며, 순․역기능은 무엇인가이다.

나. 제시문 분석

제시문 (1)은 「당신들의 천국」에서 발췌하였고 ‘불행한 사회의 질서’이다. 격리된 섬의 질서는 원장과 “상층부의 의사에 따라 좌우”되어 “죽음(유령집단)의 섬”이 되었다. (좋은 질서는 지배자의 각성에 의해 좌우된다. 이는 순교자적 희생으로 가능하다)

중국 고문(古文)에서 인용한 (2)는 사회․정치 질서로서 조화(調和)를 설명한다. 같은 것이 모여서는 발전이 없다. 다른 사물(예컨대 음양, 화수목금토 등)끼리 서로 보충하여 균형 있는 것이 화(和)이다. (두괄식. 이하 사례 설명) 질서에서 조화는 중요하다.

(3)은 질서의 근본원리인 수(數)에 관한 글이다. 수는 신이 천지를 창조한 근본원리이다. 존재와 아름다움의 근본이다. (중간은 사례) 질서는 여러 부분들을 어떤 목적에 부합하게 하나의 통합된 복합체로 배열하는 것이다. 질서 있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글 (4)는 하이에크의 글이다. 첫 문단은 경제이나 네 글의 전체 맥락은 사회 질서에 관한 ‘대안’ 제시이다. 개인 행위의 자발적인 상호조정은 질서(일반준칙)에서 중요하다(1문단). 중심이 여러 곳인 분산된 질서, 자생적 질서는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상호작용하여 생긴다. 개인에 의해 사회적 질서의 자기 조정이 이루어지면서 생긴다(3문단). 물리적 대상(자연 과학)도 개별 요소에 의한 자생적 조정 질서이다(4문단. 필자가 보기에 다소 허황된 주장이다)

제시문 (1)은 좋지 않은 질서이다. 제시문 (2)는 바람직한 질서(다양한 것들의 화和)이다. (3)은 질서의 ‘성질’이다. 수적(數的) 질서는 ‘아름답고 좋다.’ (요지가 질서의 아름다움인지, 자연과학의 수학 질서인지 다소 불분명) 제시문 (4)는 중앙 집중적인 질서를 비판하면서 대안으로 자기 조정적 질서를 제시한다.

다. 답안 작성

문제는 네 제시문의 ‘공통주제’를 말한 뒤, 제시문간의 ‘연관관계’를 설명하고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통주제 ‘질서’를 먼저 찾는다(이해․분석력) 제시문 (4)는 분명하게 다루며 (3)과 (1)도 언급한다. 다음, 각 제시문의 논지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심층적 사고) 설명한다. 끝으로 질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논리․표현력)한다.

수학도 나오나, 제시문의 중심은 사회적 질서이다. 큰 관점에서는 민주주의 같은 정치질서가, 미시적으로는 일상의 질서가 소재이다. 상이한 것들이 모여있는 현실에서, 질서가 없으면 혼란스럽다(홉스). 그러나 여기에서 새 질서가 탄생하기도 한다. 현대음악은 거부감이 생긴다. 새로운 질서는 낮설다. 그러나 발전은 새 질서 때문에 생긴다. 바로크 말기에도 고전파 음악은 생소하였다. 교통질서처럼 질서는 필요하고 효율적이다(荀子). 그러나 현행 질서가 항상 옳지만은 않다. 질서는 자유를 속박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보장한다(필요악?). 하이에크의 질서가 (우리의) 현실에서 과연 타당한지, 이데올로기가 아닌지 검토할 수도 있다. 어떤 질서가 좋은 지, 이상적인 제도가 과연 가능한지는 여전히 논란이다.

대학 자료에 의하면, 출제자는 “질서의 다양한 생성 기제와 종류, 여러 속성과 측면, 그 순기능과 역기능 등에 대해 다각도에서 생각” (질서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하고 재구성” “다층적인 이해와 분석, 창조적인 사고와 표현” 등을 요구한다.

사족을 달면, 올해 고대를 비롯하여 몇 학교의 공식 해설은 제시문을 잘 설명한다. 고교생에게는 아직 어렵지만 바람직한 일이다.

/김창진ㆍprotech11@hanmail.net 제우스논술, 인재사관학원, 노량진한샘학원, 평촌필탑학원 강사

김창진ㆍ protech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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