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0.47%를 기록했다. 이는 주간 상승률로는 지난해 7월 첫째주(0.53%)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양천구가 0.99%나 올라, 가장 많이 상승했고 송파구(0.87%), 서초구(0.79%), 용산구(0.69%), 강남구(0.54%), 마포구(0.4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주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자치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다른 부동산정보업체 ‘유니에셋’ 조사에서도 지난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0.51%)보다 0.26%포인트 높은 0.7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집값 상승의 진원지는 중대형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다. 실제로 지난주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양천구의 경우 신시가지10단지 55평형은 18억원에서 20억원으로 2억원이나 상승했다.
부동산포털사이트 ‘닥터아파트’가 3~9일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매매가가 한 주 동안 1.43% 급등했다. 이는 주간 단위로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것이다. 강남구 1.85%, 강동구 1.49%, 서초구 1.24%, 송파구 1.53%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 매매가가 모두 1%대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로 중대형 고급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반면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로 공급이 줄고, 양도세 중과로 매물마저 감소하고 있다”며 “이 바람에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 등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의 규제가 주로 강남에 집중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양천구 목동 일대와 서울시의 ‘유턴프로젝트’ 효과가 예상되는 성동구와 용산구 등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매가뿐 아니라 이사철이라는 계절적 수요까지 맞물리며 전세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0.28% 상승, 지난해 10월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용산구가 0.66%나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고, 구로구(0.62%), 동작구(0.55%), 광진구(0.53%), 노원구(0.49%) 등도 상승폭이 컸다.
강남권이 주로 재건축을 중심으로 매매가가 상승한 데 비해 비강남권의 경우 실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가가 강세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이러한 현상은 산본(0.58%), 평촌(0.52%), 중동(0.33%), 일산(0.11%) 등의 신도시 전세가 상승에서도 확인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지금처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고 금리까지 낮은 상태에선 집값을 잡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며 “금리를 포함한 총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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