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인물화는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이주헌 씀.
다섯수레 1만2,000원
어린이들에게 좋은 예술 작품을 접하게 하는 것은 감성의 층위를 넓히고, 그 결의 틀을 다지는 값진 경험이 된다. 특히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색감을 풍성하게 하고, 미래의 교양인으로 성숙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름난 화가의 그림전에 가더라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스쳐 본다면, 아이들은 금세 흥미를 잃기 쉽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씨의 책 ‘어린이를 위한 주제별 그림읽기’는 좋은 그림들을 골라 자상하게 그림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이다. 그의 시리즈 두 번째 책 ‘신비로운 인물화는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가 나왔다.
책은 인물화의 역사와 시대별 장르의 특징 등을 간결하면서도 따뜻하고 섬세한 문체로 이야기한다. 서양 미술사를 빛낸 반 고흐며 램브란트, 뒤러, 홀바인 등 비교적 익숙한 대가들의 작품 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는 낯선 카우프만이나 칼로 등의 작품도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담았다.
필자는 자화상야 말로 화가 자신의 내면을 가장 정직하게 드러내는, 인물화의 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미술사가 미술 역사 과학 문학 등이 어우러진 종합 학문이듯, 인물화는 작은 소우주인 ‘인간’을 여러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통로”라고 소개한다.
그래서 제1장을 ‘화가의 내면을 그린 자화상’으로 정했고, 그 첫 작품으로 빈센트 반 고흐의 ‘귀에 붕대를 한 자화상’을 설명한다. “‘해바라기’로 유명한 화가 고흐는 자화상을 많이 그렸습니다. 돈이 없어서 모델을 구하기 어려웠던 반 고흐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반복해서 그렸지요. 이 작품은 그가 아주 슬픈 일을 겪고 난 뒤에 그린 그림입니다.”(15쪽) 필자는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필요한 화가의 간략한 생애와 그림의 배경이 된 사실 등을 이야기하듯 전한다. 그런 뒤에 그림 이야기로 옮아간다. “진정한 예술가는 어떤 어려움과 슬픔 앞에서도 붓을 놓지 않는 법이지요.…이 그림 역시 그러한 고통과 가열찬 의지를 매우 잘 표현했습니다.…배경의 붉은색이 그의 뜨거운 열정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책은 1인 초상, 2인 초상, 집단 초상 등 형식별 인물화와 사랑과 정이 넘치는 인물화, 위엄과 영광이 넘치는 인물화, 모델과 누드화 등의 순서로 수 백장의 컬러 도판 그림과 함께 동ㆍ서양의 다양한 ‘영혼의 풍경화’(인물화)의 세계로 안내한다.
최윤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