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와 3ㆍ1절에 골프를 치면서 40만원의 상금을 낸 것으로 확인된 강병중(67) 부산방송 회장은 부산 경제계의 막후 실력자로 통한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은 1994년부터 2003년까지 3번, 상의의원은 8번이나 연임했다.
경남 진주 출신인 강 회장은 마산고와 동아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67년 운수회사인 옥정산업, 1973년 재생타이어를 주로 생산하는 흥아타이어공업을 잇따
라 설립했다. 재생타이어를 만드는 일은 가열한 솥에 타이어를 넣어 찌는 힘든 작업인데도 그는 직원들과 함께 일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악수할 때 마다 내미는 ‘두툼한 손’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IMF 때는 부실화한 제일투자증권 지분을 CJ에 넘기고, 대신 알짜기업인 우성타이어를 인수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그 뒤 넥센테크를 설립, 회사 규모도 준재벌급으로 키웠다.
2002년 1월에는 선계약을 파기시키면서 부산방송을 H사로부터 사들였다. 강 회장은 특히 방송사 인수에 전력을 다했는데, 지역에서는 ‘보호막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강 회장은 지난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 측에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사법 처리를 받았고, 한나라당에도 상당한 정치자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늘 정치권에 가까이 있었던 셈이다. “정치권에 대고 있는 줄이 든든하다”는 소문은 이런 사실에 연유한 것이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강 회장이 삼성자동차와 선물거래소 유치 등 공도 적지 않지만 고급 정보가 몰리는 상의회장직을 자신의 사업체를 키우는데 적절하게 이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부산상의의 한 관계자는 “강 회장이 재임하는 동안 지역 상공계의 편가르기가 심화됐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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