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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섹션-공부야 놀자/ 김송은의 자기주도학습 - 공부방 최적환경 조성이 집중력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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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섹션-공부야 놀자/ 김송은의 자기주도학습 - 공부방 최적환경 조성이 집중력 높이기

입력
2006.03.1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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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 전국시대 오나라의 부차(夫差)를 무너뜨린 것은 중국의 4대 미녀로 일컬어지는 서시(西施)였다. 와신(臥薪)하며 결의를 다지던 부차의 결심도 그의 곁을 맴도는 미인의 자태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이처럼 유해한 환경은 오랜 공든 탑을 한 번에 무너뜨리기도 한다. 정반대도 있다. 좋은 환경은 성공을 일구어내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맹모삼천지교의 고사가 그것이다.

새 봄이 시작되었다. 학생들도 저마다의 포부를 지니고 새 학년을 시작했다. 야심찬 계획도 세워 보고, 어수선했던 주변도 정리해 본다. 깊은 심호흡으로 묵은 먼지를 털어낼 때다.

그러나 청소년기는 인생의 다른 어느 때보다 예민한 시기다. 대오각성으로 독한 결심을 한다 해도 주위의 영향에 따라 그 결심이 실천까지 이어지지 못할 때도 비일비재하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적 성과를 위해서는 물리적 환경이나 정신적 환경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절치부심하는 모진 결심도 어떤 환경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허망하게 무너져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환경에 대한 민감도로 따지자면 청소년 시기의 학생은 일급수에만 서식할 수 있는 열목어나 쉬리와도 같다.

평범한 학생들의 주변을 살펴보자. 공부방에는 집중된 학습을 방해하는 훼방꾼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한 손으로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귀로는 거실에서 들려오는 TV 소리에 귀 기울인다. 침대에 엎드려 책을 보며, 옆에 놓인 과자를 쉴 새 없이 집어먹는다. 이런 학생들은 학습과 휴식을 분리하는 일이 시급하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찾아 발본색원하고 원천봉쇄하지 않는다면 무의미한 시간낭비가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휴대폰이나 컴퓨터처럼 중독성 강한 기기들은 사용자가 이용에 대한 원칙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어느 순간 기계에 지배되어 버리는 수도 있다. mp3 플레이어와 휴대폰이 손에서 떨어지면 정서적 불안정 상태에 빠져버리는 학생들도 심심찮게 만나곤 한다. 이러한 학생들의 일상은 공해성 문자메시지나 무분별한 음악과 밀착되어 분리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그 상태에서 학생이 집중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간혹 어떤 학생들은 음악을 틀어 놓아야 집중력이 더 높아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는 외계와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해독하는데, 학습 데이터가 다른 소음과 뒤섞여 입력되었을 경우 그 수용도가 현저하게 낮아지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가끔 과감한 결심이 필요하기도 하다. 목표한 시기까지 컴퓨터나 휴대폰과 완벽한 결별을 선언하는 것도 좋으며, 그것이 너무 극단적이라면 적어도 사용 시간을 규정하고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는 정도의 노력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갓끈을 씻으려면 맑은 물을 찾아야 한다. 발 담글 물과 갓끈을 씻을 물, 심지어 먹고 마시는 물이 마구잡이로 섞여서야 안 될 노릇이다. 학습과 놀이가 탁한 오수처럼 뒤섞인 상태에서는 어느 하나도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최적의 환경에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할 때 최대의 성과가 가능하다.

학습전문가ㆍ에듀플렉스 대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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