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류에 들어 있는 식품첨가물이 아토피성 피부염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KBS ‘추적 60분’ 보도의 파문이 거세다. 4개 병원 공동조사에 따른 것으로, 표본 크기가 작아 일반화하기에 어려움은 있지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분명하다.
과자류의 색소나 향료 등으로 쓰이는 식품첨가물이 아토피성 피부염과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정한 허용기준치를 밑도는 농도의 첨가물을 이용한 실험에서 나온 결과이기에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어린아이를 둔 소비자들의 반응은 거의 공황에 가깝다. 보건당국과 제과업체를 겨냥한 반발과 비난도 빗발치고 있. 어떻게 그렇게 ‘위험한’ 과자류를 만들고, 또 그것을 묵인하느냐는 내용이다. 후속보도가 예정돼 있다니 파문이 길 것같다.
이번 사태를 보며 우리는 여러 가지로 착잡함을 느낀다. 우선 수시로 식품안전 문제가 제기돼 왔는데도 여전히 근본적 대응체계는 미흡하다는 인상에 기울게 된다. 식약청은 현재 천연물 190종, 인공화합물 407종, 혼합물 7종 등 식품첨가물 604종을 감시하고 있지만, 환경이나 체질 변화를 감안한 기준 조정에는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곧바로 전면적 ‘과자 유해론’으로 흘러가는 국민의식도 안타깝다. 과자류를 비롯한 인스턴트 식품의 영향에 대한 인식은 이미 보편적이다. 비만과 심혈관계 질환에 미치는 악영향 등이 수시로 거론됐고, 그 때마다 설탕이나 염분, 트랜스지방산 등 다양한 성분이 ‘범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질환의 요인은 대개 복합적이다.
이번에 과자류의 악영향이 지적된 아토피성 피부염도, 의학적으로 규명된 요인만도 여럿이다. 또 문제가 된 식품첨가물은 과자류만이 아니라 다른 식품에도 쓰이고 있는 것들이다.
이번 파문이 일방적 과민반응으로만 흐르다가 끝나서는 안 된다. 당국의 책임 있는 검증이 우선돼야 하고, 실질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국과 업계의 노력, 소비자들의 균형감각 모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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