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 관계가 폭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직접적인 뇌관은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의 강력한 야스쿠니(靖國) 참배 비판. 리 부장은 7일 중국 베이징(北京)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이례적인 강도로 공격했다.
그는 독일과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하는 형식으로 “독일의 지도자는 히틀러와 나치를 개인적으로 숭배한다고 말하지 않는다”“일본의 지도자는 멍청하고 부도덕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역사문제에 대한 일본 비판은 국제적인 사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발칵 뒤집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이 9일 “외교수장의 자리에 있는 인물이 일국의 지도자에게 ‘어리석다’거나 ‘부도덕하다’고 말하는 것은 품위가 없다”고 비판하는 등 일본 지도자들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특기할 점은 왕이(王毅) 일본주재 중국대사가 일본 외무성의 소환을 이례적으로 거부한 것이다. 결국 전화로 연결된 왕 대사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외무성 차관의 사과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 7일 열린 중일 동중국해가스전 국장급협의에서 중국이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의 공동 개발을 전격 제의했다. 일본에서는 “일본 고유의 영토에 대한 도발”이라는 등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베 장관은 8일 “(중국이) 좀 현실적인 제안을 했으면 좋겠다”고 반발했다. 이를 둘러싸고 중국 외교부와 일본 정부간에 치열한 설전도 계속되고 있다.
이밖에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무성 장관이 대만을 ‘국가’로 불렀다고 취소하는 해프닝을 놓고 또 신경전을 펼치는 등 양국의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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