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하는 ‘문장 청소년 문학상’ 2월 장원 시 부문에 남성민(청주여고) 양의 ‘엄마고래’, 이야기글에 김재현(대구 달성고) 군의 ‘산행’, 생활글에 문지혜(군산 중앙여고) 양의 ‘할머니의 조심스러운 용기’, 비평글에 김하나(과천고) 양의 ‘나는 왜 태어난 거지-프랑켄슈타인을 읽고’가 각각 뽑혔다. 당선작은 문장 홈페이지(www.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 엄마고래 / 남 성 민
어두운 방 마우스 딸칵거리는 내 뒤에서
커다란 고래가 잔다
해저에서 수면까지 올라오는 소리
푸우우 푸우우우
많이 가쁜듯한 엄마의 숨소리
들이마신 공기가 허파에 들어가
따뜻한 수증기를 내뿜는 소리
그런데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
고래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플랑크톤만 드시니
하루 종일 힘이 없으시지요
고기 냄새 싫다만 마시고
드시지 그러셨어요
수염고래에서 어떻게
고기 잘 먹는 이빨고래가 나왔는지
푸우우 푸우우우
다행히 수면으로 올라온 고래
위험을 알릴 때
먹이를 발견했을 때
신호를 하는 고래처럼
어두운 골목을 지날 때
배가 고플 때
생각나는 엄마 얼굴
자고 있는 중에도
늦잠자지 말라고 염려하는
엄마의 못 말리는 초음파에
한숨 쉬며 컴퓨터를 끄는 나
엄마고래가
따뜻한 사랑을
내뿜으며 자는 소리
푸우우 푸우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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