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이 10일 “답답한 정부”라는 역설적 표현으로 참여정부의 각종 정책성과를 두둔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경제과학연구원이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한 조찬 강연회에서 ‘참여정부 어디로 갈 것인가’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다.
이 실장의 강연 요지는 “참여정부가 지난 3년간 경제문제나 남북관계에서 화끈한 대책을 내놓지 않아 답답하게 보였겠지만 속으로는 탄탄한 내실을 다져왔다”는 자찬이었다.
이 실장은 우선 “국민들을 답답하게 한 정책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경제분야”라며 “‘경기부양정책을 써라,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라’ 등의 요구가 있었지만 참여정부는 버텼다”고 말했다. 그는 “IMF 경제위기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알면서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반”이라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또 “퍼주기 정권, 친북정권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남북관계도 답답했다”며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6ㆍ15 공동선언에서 약속했던 내용 중 정상회담을 제외하면 120% 진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이어 “국민들 눈에 진짜 답답한 것은 정책의 신중함, 우여곡절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 실장은 그러나 “(그렇게 생각되는 것은) 노 대통령이 뭔가 화끈하게 해치우거나 결단하는 법 없이 끈질기게 법과 원칙, 절차를 추종했고 지키려 했기 때문”이라고 적극 변호했다.
이 실장은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답답하겠지만 책임 있게 갈 것”이라며 “표를 의식하는 정권치고 제대로 다음 정권을 창출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고, 그 시대에 주어진 일을 어떻게 했느냐는 국민들이 평가해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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