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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인터넷 지식검색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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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인터넷 지식검색의 함정

입력
2006.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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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모르는 것이 별로 없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무엇을 알고자 할 때 바로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식검색’이라는 인터넷 창구는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을 가장 손쉽게 그리고 빠르게 알려주고 있다.

●일상생활 궁금증까지 손쉽게 해결

출국날은 바로 내일인데 여권이 만료되어서 당황하고 있을 때 공항의 영사과에서 긴급여권이라는 것을 발급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며,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기 민망한 신체상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이러한 일상생활에서의 자그마한 정보들은 정말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신기한 것은 인터넷 상에서 우리의 고민들을 친절히 대답해주는 아는 것 많고 선량한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다는 것이다.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소리내어 칭찬해주는 것도 아닌데 어찌나 그렇게 친절하게 답변들을 해주는 것인지 우리는 궁금해 하며 또 감사해한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인터넷에서 다른 이가 제공해준 정보를 믿었다가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정말 멋진 펜션이라고 해서 가 보니 횡한 벌판에 집 한 채 있고, 밤에는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던 경우도 있다. 분명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서 그 펜션을 칭찬하는 글을 쓰게 한 누군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금도 믿고 있다.

그래도 이런 정보들이 틀린 것은 괜찮다. 문제는 우리의 건강과 관련된 정보들이 아무런 검증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인터넷 상에 올려지고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몸이 아픈 이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병과 관련된 정보들을 의외로 쉽게 믿는다.

인터넷 지식검색에 나와있는 자신의 병과 관련된 정보들은 많은 이들이 올려놓았을 경우 더욱 믿고 싶어지는 것들이다. 이 때문에 병원에 가서 전문의의 진단을 받기를 더 귀찮아하기도 한다. 그래서 제대로 치료해야 할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가까운 친구 하나는 라식수술을 꼭 하고 싶었는데 인터넷으로 지식검색을 해보니 라식수술에 대한 ‘무서운 경험’을 담은 글들이 너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수술을 완전히 포기한 적도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라식수술에 실패한 한두 명 정도가 이 수술에 대해 악의에 찬 많은 글을 올린 것이었다. 어떤 연예인의 성형수술 여부도 그 진위와는 상관없이 인터넷에 여러 네티즌들이 올린 정보들이 그대로 믿어지고 전달되어 걷잡을 수 없는 루머로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거짓정보 가려낼 시스템 마련돼야

놀라운 것은 인터넷 상에 엄청난 양과 빠른 속도로 축적되고 있는 이러한 정보와 지식들에 대한 아무런 검증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려진 정보가 얼마만큼 믿을 수 있는 정보인지를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 정보와 유사한 정보들이 많이 제시되어 있으면 너무 손쉽게 그 정보는 ‘믿을 만한’ 정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제 인터넷 상의 수많은 정보들 중 우리의 삶의 질을 높여줄 정보와 우리에게 독이 될 정보를 구별하게 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모색이 절실하다.

최항섭ㆍ정보통신연구원 디지털미래연구실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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