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부경찰서는 10일 가출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가로챈 혐의(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명문 미대 여대생 박모(2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박모(2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미대생 박씨는 1월9일 서울 건대역 부근 호프집에서 열린 온라인카페 단체미팅에서 2년 전 가출해 찜질방과 PC방을 전전해 온 A(16ㆍ경기 화성시)양을 만났다. A양과 친해진 박씨는 자신의 집에서 동거할 것을 제의했고 1월23일부터 함께 살았다.
박씨는 이틀 뒤 책꽂이에 꽂아둔 30만원이 없어지자 A양을 채근했고, A양이 원조교제를 통해 돈을 갚겠다고 하자 직접 인터넷 채팅을 해 성매매를 알선했다. 쉽게 돈을 벌자 박씨는 1회에 10만~15만원을 받고 1개월 넘게 10차례 이상 원조교제를 강요했다.
특히 박씨는 A양이 달아날 것을 대비해 성매매 장소까지 함께 가 상대 남성으로부터 직접 돈을 받고 성관계 장면도 지켜본 것으로 드러났다. 150여만원의 돈은 모두 가로채고 식비와 PC방 사용료만 줬다. 심지어 박씨는 화장실까지 따라가는 등 A양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다. 박씨는 지난달 28일 새벽 서울 을지로의 M모텔에서 A양을 원조교제 시킨 뒤 함께 자던 중 100만원짜리 DMB폰이 든 지갑이 없어지자 경찰에 분실신고를 했다. 결국 박씨는 미성년자와 함께 있는 걸 수상하게 여긴 경찰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박씨는 “나는 고귀하고 순결하니까 그런 짓(성매매)은 하지 않는다”면서 “받은 돈으로 휴대폰과 옷 등을 산 것은 맞지만 강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은 5년 이하의 징역형이지만 박씨가 학생 신분으로 도주 우려가 없는데다 초범이어서 불구속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현재 대학을 휴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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