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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0년 만에 핀 은반의 무궁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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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0년 만에 핀 은반의 무궁화꽃

입력
2006.03.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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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슬로베니아 류블리아나에서 날아온 김연아(16ㆍ군포 수리고)의 200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주니어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우승 소식은 우리나라 빙상스포츠 100년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대사건이다.

피겨스케이팅은 아직도 대중적 인기가 높지는 않다. 하지만 빙상스포츠 관계자들이 김연아의 우승에 2002년 월드컵 4강신화 못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

1905년 캐나다 선교사 P.L.질레트에 의해 스케이트가 처음 소개된 이래 빙상스포츠의 저변이 꾸준히 넓어졌지만 다른 스포츠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한 게 사실이다.

최근 독보적 경쟁력을 발휘하는 쇼트트랙을 제외하고 빙상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고난도의 기술과 높은 예술성이 요구되는 피겨스케이팅은 동구권 국가와 서방 선진국들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이런 불모지에서 일군 김연아의 귀중한 우승은 아무리 축하해도 지나치지 않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감독ㆍ주연한 영화 ‘옌틀(Yentle)’의 주제곡으로, 스트라이샌드가 독백하듯 읊조리는 ‘하나님, 제 소리가 들리십니까?(Papa, can you hear me?)’의 서정미 넘치는 선율에 몸을 실은 김연아의 환상적인 연기는 심판진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하늘에서 막 내려온 천사의 춤을 연상케 하는 연기에 일본 체육계가 정책적으로 발굴해 키운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도 빛을 잃었다.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기량을 발휘한 김연아, 그를 오늘에 이르도록 지도한 코치의 노고를 치하해 마지 않는다. 진정 피겨스케이팅을 즐기며 보다 높은 단계를 향해 부단히 노력하는 김연아가 앞으로 동계올림픽 등 시니어무대에서도 맘껏 기량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한다.

아울러 우리 스포츠도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는 고른 발전을 꾀하고,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운동이 더욱 탄력 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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