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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타임머신, 지구·인간의 과거와 미래는?

입력
2006.03.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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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현재라는 순간이 과거를 뒤로 한 채 돌아올 수 없는 미래를 향하는 여행과 같다.

타임머신은 시간의 제약을 넘어 미래로 혹은 과거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상상의 기기이다. 영국 BBC 프로듀서 버나드 월턴의 ‘타임머신’은, 지구와 생명과 인간의 과거, 미래를 상상하고 예측하는 과학서이다. 몽상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돼 있고,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는 듯 재미가 있다. 사진과 컴퓨터 그래픽도 화려하다.

타임머신에 올라 먼 옛날로 돌아가보자. 지구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고 가스와 먼지 구름이 넓게 퍼져있다. 그때도 인력은 있어서 먼지 입자가 엉켜 큰 입자가 되고, 자갈 크기의 입자가 다시 합쳐지고…결국에는 직경이 수 킬로미터나 되는 엄청난 바위가 생기고, 이것들이 계속 합쳐져 둥근 행성이 만들어졌다.

45.5억년 전 지구가 그렇게 태어났다. 45억년쯤 전에 화성 크기의 행성과 충돌한다. 지구는 큰 충격을 받아 자전이 빨라지고 하루의 길이가 5시간으로 줄었다. 다시 자전이 느려지면서 달은 1년에 4㎝ 정도 멀어지기 시작했다.

곧게 서있던 지축은 23.5도 기울어졌고 사계절이 나타났다. 이제 지구는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지진이 발생하고 균열이 일어나는 등 한시도 쉬지않고 움직인다. 동아프리카 그레이트리프트계곡 지역은 5만년 후면 대륙에서 떨어져 나가고 500만년 후에는 오늘날의 마다가스카르 섬처럼 본토에서 분리돼 독립된 섬이 될 것이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도 마찬가지다.

해발 8,000m가 넘는 그곳에서 수중동물 화석이 발견된 것은, 먼 옛날에 떨어져 있던 인도대륙이 아시아대륙과 강하게 충돌하면서 바닷속 지층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인도 판은 앞으로도 2,000㎞ 더 북쪽(아시아)으로 이동할 것이다. 그러나 먼 훗날에는, 히말라야가 더 이상 높아지지 않는다.

인도가 아시아로 달려오는 속도가 느려지고 얇은 지각 위에 세워진 거대한 산맥의 엄청난 무게 때문에 히말라야는 도리어 빠르게 붕괴ㆍ침식된다는 것이다. 산맥이 붕괴되고 해수면 아래로 낮아져 새로운 바다가 될 것이라고 보는 과학자도 있다.

지구 역사를 24시간이라고 가정할 때 인간은 23시58분께 처음 등장했다. 500만년 전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곳은 아프리카 평원이었다. 그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인류 최초의 업적은 불이다.

가사, 보온, 외부로부터의 보호 등 다용도로 사용됐다. 4만년 전쯤, 스페인 습지에서 매머드 60여 마리가 떼죽음 당한 일이 있었다. 인간이 불을 피우고 딱딱한 나무 창을 써서 매복에 걸린 매머드를 몰살시킨 것이다. 진흙으로 도자기를 만드는데도, 구리와 주석으로 청동을 만드는데도, 철을 추출하는데도 불은 사용됐다. 그 뒤 인간이 걸어온 길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앞으로 의학 발달 등에 힘입어 인간의 잠재적 평균 수명은 길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는 장밋빛일까. 현재 서구인 한명의 하루 에너지 소비량은 1,000년 전 사람의 1년 소비량과 같다. 에너지 소비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다. 불어난 인구를 부양하려면 자원도 늘어야 한다. 식량, 연료 모두 인구를 지탱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구는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책은 미래를 희망적으로도, 낙관적으로도 보지 않는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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