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경쟁자들을 알아야 싸워서 이길 수 있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학부생 전원을 중국의 라이벌 대학들로 연수 보낸다.
10일 KAIST에 따르면 6월말 여름학기부터 3, 4학년 학부생을 단계적으로 칭화(淸華)대 베이징(北京)대 홍콩과학기술대 등 중국의 톱10 이공계 대학에 파견할 계획이다. 따라서 KAIST의 학부생 2,900여명 전원은 3, 4학년 때 중국에서 한 학기(3~4개월)씩 수업을 듣는다.
학생들은 현지 대학 기숙사에 머물며 영어로 개설된 강좌를 중국학생들과 함께 수강하게 된다. 이를 위해 KAIST는 지난달 중국대학교류협력위원회를 발족하고 각 학과를 중심으로 연수 대학을 선정, 학점 교환 및 영어강의 커리큘럼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KAIST는 학생 1인당 최고 4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파격적으로 지원한다. 재원은 정부의 KAIST 국제화 프로젝트 지원금. 정부는 KAIST의 중국 연수와 외국인 석학 교수 유치, 유비쿼터스(Ubiquitous) 캠퍼스 조성 등을 위해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KAIST 관계자는 “로버트 러플린 총장은 KAIST 학생들의 직업을 빼앗을 라이벌로 중국인을 꼽았다”며 “학생들이 중국의 성장실태를 직접 경험하고 국제적 감각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내 일각에서는 중국 연수의 효과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한 교수는 “학부생이 단순히 중국에서 한 학기 수업을 듣는 데 수백억을 쏟아 붓는 것이 효율적인 투자인지 의문”이라며 “중국을 아는 것만이 국제화는 아닌데 러플린 총장이 왜 꼭 중국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주장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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