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에 빠졌던 박세리(29ㆍCJ)가 재기샷을 날린다.
무대는 10일(한국시간) 밤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보스케 레알골프장(파72ㆍ6,932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스터카드클래식. 박세리가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지난해 7월28일 브리티시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뒤 7개월 여 만이다.
LPGA투어 통산 22승을 올린 박세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함께 LPGA투어 양대축을 이뤘었지만 2004년부터 깊은 슬럼프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세계여자골프랭킹 90위가 박세리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97년 LPGA투어를 노크했던 박세리가 올해로 미국 투어생활 10년차를 맞는다. 10대 후반의 소녀에서 어느덧 20대 후반의 성숙한 여인으로 변할 만큼 긴 세월이 지났다. 그사이 ‘골프여왕’에서 ‘주말골퍼’라는 비아냥까지 영욕이 교차했다.
2004년 5월 미켈롭울트라오픈 이후 우승에 굶주리고 있는 박세리는 미국생활 10년차를 맞아 올해를 거듭 태어나는 해로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태권도, 킥복싱 등 강훈련으로 심신을 단련했다. 또 예전의 스윙 감을 잡은 것은 물론 지난해 당한 손가락 부상도 완치됐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박세리는 새로운 출발점에서 클럽까지 대부분 교체했다.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캘러웨이, 우드는 테일러메이드, 그리고 퍼터는 핑 등 ‘3색 클럽’으로 중무장한 것. 박세리는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오랜만에 필드에 모습을 드러내는 박세리에게 대회조직위원회도 우승후보 대접을 해줬다. 박세리는 11일 오전 3시13분 1번홀에서 ‘포스트 소렌스탐’으로 꼽히는 이 대회 강력한 우승부호 폴라 크리머와 스테파니 로든(미국)과 한조로 1라운드 경기를 한다.
또 이 대회에는 박세리를 비롯, 한국선수 26명이 출전 ‘한류돌풍’ 몰이에 나선다. 한국 선수들은 개막전인 SBS오픈에서 김주미(22ㆍ하이트)의 우승에 이어 이미나(25ㆍKTF)가 필즈오픈까지 시즌 2개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한해동안 무려 10승을 올렸던 ‘골프여제’ 소렌스탐도 이 대회를 통해 시즌 데뷔전에 나선다. 소렌스탐은 웬디 워드(미국)등과 함께 10일 오후 11시6분에 티오프한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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