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시차 적응 실패로 지난 해 메이저리그 최저 승률팀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평가전에서 패했다.
WBC 한국대표팀은 9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구장에서 벌어진 캔자스시티 1. 5군과의 시범경기에서 투ㆍ타의 동반 부진으로 4-7로 졌다.
김인식 감독은 13일부터 열리는 본선을 대비, 해외파 투수들을 주축으로 마운드를 운용했다. 그러나 선발로 나온 박찬호(샌디에이고)를 비롯, 서재응(LA 다저스ㆍ3회)-김병현(콜로라도ㆍ6회)이 모두 실점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야수들도 무거운 몸놀림을 보이며 실책 3개를 기록, 패배를 자초했다.
WBC 아시아 예선에서 2세이브를 따내며 마무리로 활약한 박찬호는 선발 등판, 2이닝 4피안타 2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박찬호는 이날 최고 구속 151㎞(94마일)까지 찍었지만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은 탓인지 컨트롤에 애를 먹었다.
이어 등판한 서재응도 3, 4회를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5회 잇따라 장타를 허용하며 추가점을 내줬다. 6회 나온 김병현은 1이닝 동안 몸에 맞는 공 1개, 폭투 한 개로 안타 없이 한 점을 헌납했다.
한국은 0-2로 뒤진 3회 1사후 1번 이병규가 우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상대 배터리의 폭투와 패스트볼에 힘입어 첫 득점을 했다. 이어 5회 2사 2루에서 이종범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7회 등판한 배영수가 컨트롤 난조로 3점을 내주며 흐름을 뺏기고 말았다. 한국은 2-7로 뒤진 9회 2사 1, 3루에서 대타 홍성흔의 우익선상 적시타와 이병규의 내야 안타로 2점을 보탰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찬호는 경기 후 “장시간 여행을 한데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돼 피곤한 상태다. 그러나 경기를 하면서 조금씩 적응해나가고 있다”며 “오늘은 페이스를 조절하는 데 신경을 썼다.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 올린다면 본선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은 에이스 우에하라 고지(요미우리)의 호투와 4타수 2안타를 쳐낸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의 활약에 힘입어 시애틀 매리너스를 6-5로 이겼다.
애리조나=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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