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추적60분’이 8일 과자의 유해성을 고발한 ‘과자의 공포-우리 아이가 위험하다’를 방송하자 제과업계를 향한 시청자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제과업계에서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 법적 대응을 논의 중인 가운데, ‘추적 60분’은 방송하지 않은 실험 결과 등을 토대로 후속 보도를 검토하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제과업체 연구원 출신의 안병수씨가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란 책을 낸 이후 몇몇 시사 프로그램에서 과자의 유해성을 다뤘지만, ‘추적60분’은 아토피에 미치는 악영향을 임상실험을 통해 보여줘 더 큰 충격을 던졌다.
제작진이 타르계 색소, 표백제 등 과자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 7종을 선정해 아토피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피부반응을 검사한 결과, 21명이 1가지 이상의 첨가물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제작진은 이 같은 실험 결과 등을 토대로 과자가 아토피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날 방송은 17.4%(TNS미디어코리아)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시청자 게시판에는 제과업계 비난 글이 1,200여건이나 올랐다. 18개월 된 아이 엄마라는 채모씨는 “아이가 울면 쉽게 손에 쥐어주는 과자가 그런 끔찍한 독약이 되다니 경악스럽다”고 말했고, 임모씨는 “제과업계가 사과하지 않고 맞대응 한다면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는 아토피로 고통 받는 유아들을 상대로 해롭다는 과자를 직접 먹여보는 임상실험을 한 것에 대해 “잔인하다” “아동학대 아니냐”고 비난하기도 했다.
방송 전 KBS를 항의방문하고 한국식품공업협회 명의로 ‘반론보도 청구문’을 보냈던 제과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업체와 제품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아 개별 대응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면서 “그러나 과자가 아토피의 원인인 것처럼 단정한 데 대해서는 협회 차원에서 정정보도 요청 등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적60분’의 구수환 책임PD는 “방송 전 제과업체들에 공동 실험을 해보자고 요청했다”면서 “현재 검증작업 중인 다른 실험 결과와 방송 후 제보 받은 내용을 취재해 후속 보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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