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당시의 부산지법원장이었던 K씨가 현재 영남제분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K씨는 류 회장의 고교 동기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9일 부산지ㆍ고법에 따르면 류 회장은 2001년 9월4일 주가조작으로 2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남긴 혐의로 부산지검 특수부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다음날 기각됐다.
반면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난 이 회사 박모 상무는 류 회장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다음날 1심 재판부에 의해 법정 구속됐다. 또 당시 공범인 증권사 직원은 적부심에서 풀려나지 못한 채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류 회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던 판사는 몇 달 후 사표를 제출하고 개업했다. 법원 관계자는 “류 회장 영장을 기각하고 해당 영장담당 판사가 많이 괴로워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같은 범죄임에도 법원이 엇갈린 판단을 내려 논란이 가열되자 당시 대법원이 진상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2명의 공범과 달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지만 2번의 심리 끝에 법정구속된 후 2002년 10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년6월, 벌금 40억원이 확정됐다.
부산=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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