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와 정치협상회의(政協)가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北京)이 로비스트들로 북적대고 있다.
로비스트들이 전인대와 정협이 열리는 10일간의 양회(兩會) 기간에 몰리는 것은 중국 전역에서 6,000여명 대표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흔치 않은 기회인데다 주요 현안이 양회에서 심의ㆍ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고무 도장’역할에 머물렀던 전인대ㆍ정협이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도 로비스트들의 발걸음을 분주하게 하는 요인이다.
로비스트들은 대부분 중앙에 있다 지방으로 발령 난 고위 공무원, 군인, 지방 여러 곳에 거점을 둔 대기업 총수 등이다. 정ㆍ관계에 이권 로비를 하거나 인사 청탁을 하기 위해 지방 특산품 선물을 안고 상경하는 이들은 회의 참가 대표 한 명 당 수 명에서 많게는 100여 명에 이르기도 한다. 이들은 세금 정책에서부터 B형 간염 환자 정책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현안을 ‘취재’하기도 한다.
중국 당국은 이들의 로비를 막기 위해 중국 28개 성(省)ㆍ시(市) 대표단에게 숙식을 해결할 시내 호텔을 직접 지명하는 등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잘 먹히지 않는다. 로비스트들은 주로 양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 인근 고급 호텔과 식당을 이용해 대표들에게 로비를 벌인다.
이로 인해 베이징의 고급 호텔과 식당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고 백화점의 고가 상품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로비스트들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것은 중국이 ‘관시’(關係ㆍ연줄)가 중시되는 사회인데다 주요 정책들이 대부분 인간관계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 정협 대표자는 “과거에는 열차나 비행기를 전세 내 대표자들을 이동하게 할 정도로 로비스트들이 극성을 부렸다”며 “현재도 양회 기간은 로비스트들에겐 가장 바쁜 시즌”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송대수 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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