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로 취임 1개월을 맞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자들과 만나 퇴진압력을 받고 있는 이해찬 총리를 엄호했다.
유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복지부 대회의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총리는 부처간 현안을 조정할 때 조율을 잘하고 신속히 결정을 내리는 등 총리로서 능력이 있는 분” 이라며 “이 총리가 골프를 친 것으로 물러나는 게 국정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국민들이 저울에 달아서 평가해 달라” 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어 “국무위원 중 한 사람으로서 이 총리가 더 해주기를 바란다”고 총리의 입장을 거들었다.
유 장관은 이에 앞서 “8일 일자리 당정회의가 끝난 뒤 이 총리 등과 와인을 마시며 얘기를 나눌 때 총리가 자신이 공직자로서 부주의했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유 장관은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선전하기 위해 이 총리가 물러서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상 당을 떠나와 있기 때문에 선거와 관련해선 할 말이 없다” 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한 성추행 파문으로 의원직 사퇴를 종용 받고 있는 최연희 의원에 대해 “공직자든 일반인이든 나이가 많든 적든 술을 많이 마시지 말아야 한다” 며 “복지부 장관으로서 국민들이 술을 덜 마시게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지난 1개월간의 소회를 묻자 “너무 조용하게 시간을 보냈다는 목소리들이 많지만 현안을 파악하고 복지부 장관으로서 국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봤다”며 “나름대로 ‘시끄럽게’ 움직였다”고 답했다.
실제로 유 장관은 취임 이후 당초 예상을 뒤집고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계속해 왔다.
취임 당시 기자들 앞에서 “지금은 근신 중이라 사건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유 장관은 첫 다짐처럼 1개월간 산하단체들과 노인단체들을 방문하거나 장관실에서 간부들과 토론식으로 진행되는 업무보고를 받는 것 외에는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언론에 노출되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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