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시민공원, 이젠 승용차 갖고 오지 마세요.’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9일 “점진적으로 한강공원의 주차장 시설을 철거해 보행자 중심의 녹지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강공원 12개 지구 가운데 선유도지구를 제외한 11개 지구에는 총 9,274대를 주차할 수 있는 7만1,097평 규모의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은 평소 20~40% 정도의 이용률을 보이지만, 여름방학이나 주말엔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차로 넘쳐 난다. 이 때문에 휴식을 위해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매연과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시는 지난해 3월부터 선유도 지구 주차장의 주말 사용을 제한하다가 올해 초 주차장을 전면 폐쇄했다. 지난달 20일에는 광나루지구 주차장 중 모형비행장과 방생도량장 부근 55대 규모 주차공간을 시범적으로 폐쇄하고 잔디와 나무를 심었다.
시는 한강공원을 관통하는 차도도 단계적으로 폐쇄할 방침이다. 시는 올해 말까지 이촌지구 관통 차도의 공원 진입로를 막고 강변북로로 바로 연결되는 램프를 설치할 예정이다. 공원 한 가운데 있던 주차장은 외곽으로 이전하고 차도는 인라인도로로 바뀐다. 망원ㆍ뚝섬ㆍ광나루ㆍ강서지구 안의 차도도 10월까지 보행자전용도로ㆍ인라인도로 등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권종수 한강시민공원사업소장은 “공원 안에 대규모의 주차시설이 존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원 내 주차장과 차도를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중교통과의 연계 대책이다. 상당수 공원이 지하철 역과 버스정류장에서 걸어서 가기에는 먼 곳에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 자동차전용도로가 한강공원을 보행자로부터 격리시켜 놓고 있어 차 없이 가려면 1㎞ 남짓 거리를 걸어야 한다. 노약자나 어린이가 걷기에는 만만치 않다.
시는 해결방안으로 대중교통망과 한강공원을 연계하는 셔틀버스와 각 지구를 잇는 수상택시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3월부터 난지도 월드컵공원과 선유도지구, 여의도지구를 잇는 셔틀버스를 주말마다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 문제 등으로 아직까지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사업소 관계자는 “공원의 주인은 차가 아닌 사람”이라며 “차량 없이 한강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행자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주차장뿐 아니라 수영장 테니스장 같은 콘크리트 시설도 모두 자연녹지 공간으로 전환해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쉴 수 있는 공원을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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