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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때 영동역 근무 日 역무원 '정든 땅' 다시 찾아 장학금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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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때 영동역 근무 日 역무원 '정든 땅' 다시 찾아 장학금 기탁

입력
2006.03.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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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때 충북 영동에서 역무원 생활을 했던 일본인이 60여 년 만에 다시 영동을 찾아 장학금을 내놓았다.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에 사는 오쿠보 도시하루(大久保利美ㆍ79)씨는 8일 오후 영동군청을 방문해 손문주 군수에게 일화 200만엔(약 1,800만원)을 기탁했다.

오쿠보 씨는 “청년 시절 추억이 서린 영동이 그리워 다시 찾았다”면서 “영동지역 학생들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4세 때인 1940년 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오쿠보씨는 이리철도학교를 졸업한 43년부터 해방 전까지 약 3년간 영동역에서 역무원으로 근무했다.

당시 그는 영동에 정착하기 위해 지금의 영동중학교 인근에 집짓고 농사지을 땅까지 사놓았을 정도로 영동을 사랑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65세까지 직장생활을 하고 조용히 여생을 보내면서도 문득문득 인심좋고 자연이 아름답던 영동을 잊지 못해 재일동포 등을 통해 한국 소식을 듣곤 했다.

장학금 기탁 후 부인(75), 통역을 하기 위해 따라 온 재일동포 김수경(45)씨와 함께 영동읍내를 돌아 본 그는 “죽기 전에 정든 땅을 꼭 한 번 밟고 싶었다”고 회상에 젖었다.

영동군은 오쿠보씨가 기탁한 돈을 (재)영동군민장학회에 적립할 예정이다.

영동=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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