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건설 박원양(62) 회장이 이해찬 총리의 3ㆍ1절 골프 모임에 주도적으로 참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박 회장의 사업 스타일과 삼미건설의 초고속 성장이 새삼 부산 경제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 경제계 인사들은 박 회장이 정ㆍ관계에 다양한 연줄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 ‘로비의 귀재’라고도 부르고 있다. 경남 진주 출신인 박 회장은 1978년 삼림종합건설을 세운 뒤 탁월한 친화력을 바탕으로 경제계는 물론 정치권, 관계, 법조계 등에 수많은 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박 회장이 쌓아온 인맥들, 특히 정치권과 관계 인사는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 크게 빛을 발했다. ‘역대 부산시장 가운데 박 회장의 로비에 넘어가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특히 법조계에도 발이 넓어 ‘부산지검의 고위 간부가 바뀌면 1주일 내에 자기 사람으로 만들 정도’라는 설이 파다하다.
또 2003년 SK 비자금사건 때 SK와 최도술 전 청와대 비서관의 연결 고리였던 이영로(69)씨와도 가까운 사이다. 박 회장은 이 같은 폭 넓은 인맥 등을 기반으로 지역 건설업계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관급 공사는 물론 각종 건설공사 수주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거두어 부러움과 질시를 한꺼번에 받았다.
사업가로서의 눈과 베팅 능력이 남다르다는 평도 나온다. 박 회장은 2003년 2월 컨소시엄을 구성, 한때 연간 7,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던 삼미그룹 모기업인 ㈜삼미를 인수해 부산 경제계를 놀라게 했다. 게다가 채권단으로부터 부채 5,0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을 탕감 받는 등 좋은 조건으로 인수한 데 대해서는 부러움과 함께 ‘특혜성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동시에 받았다.
이후 삼미건설은 부산 지역 토목분야 도급순위가 19위에서 3위로 껑충 뛰는 등 급성장했다. 2004년 10월에는 194억원 규모의 부산 해운대 동백섬 APEC 정상회의장인 ‘누리마루 APEC하우스’ 공사를 대우건설 등 2개 업체와 함께 설계ㆍ시공 일괄입찰방식(턴키)으로 수주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삼미건설의 한 관계자는 회사 성장 배경과 관련, “다대포 매립지 등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 상태가 좋아지자 수도권의 대기업들이 우리 회사를 부산 지역 파트너로 삼으려고 몰려 들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말하는 “로비에 의해 고속 성장했다”는 소문은 아무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어쨌든 지역 업계에서는 삼미건설의 도약에 대해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를 거치면서 다른 지역 업체는 대부분 부실화했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재무 구조를 유지했던 삼미가 상대적으로 덕을 본 건 부인하기 어렵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건설업계의 경기가 최악이었던 상황을 감안할 때 삼미건설의 발전은 박 회장의 인맥이 큰 힘이 됐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부산=박상준 기자 sjpark@hk.co.kr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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