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전이 사실상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간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인수희망 기관들은 2월 초부터 온라인으로 진행해 온 외환은행 가상 실사를 최근 모두 마쳤다. 이번 실사에는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등 3개 국내외 금융기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체방크와 HSBC 등도 참여했다는 설이 있으나 실제 인수의사가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금융계에서는 향후 인수전 구도가 ‘국민 대 하나’의 대결로 굳어졌다고 보는 것이 대세다. 이날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외국 은행은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전했다.
매각주간사인 씨티그룹은 다음 단계로 희망기관들에게 가격 등 인수조건을 담은 제안서를 조만간 제출해 달라고 요구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희망자들이 곧바로 제안서를 낼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2003년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해 달라”며 검찰에 고발장을 내면서 검찰 수사가 강력한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검찰에서는 이미 시민단체와 국세청 등의 고발로 매각의혹과 탈세 혐의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대검찰청은 현재 관련 사건을 모아 한 부서에서 집중수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여기에 인수자금 조달과 관련해 국내 자금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조만간 국민과 하나 중 한 곳을 투자 파트너로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열세인 하나 측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는 설 속에 국민은행 김기홍 부행장은 이날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 매각 일정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 입장을 내비친 반면, 하나지주 관계자는 “당장 가격 제안서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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