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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가는 길… 테러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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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가는 길… 테러 경계령

입력
2006.03.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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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힌두교와 이슬람간 고질적인 종교 분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면서 인도 정부가 전국에 테러경계령을 내리는 등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7일 오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동쪽으로 700㎞ 떨어져 있는 ‘바라나시’의 산 카트 모칸 사원에서 대규모 폭탄테러가 발생하고, 이어 기차역과 역내에서 폭발이 이어지면서 모두 23명이 숨지고 68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30여명은 중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바라나시는 힌두교 최대 성지 가운데 하나로 평소에도 순례객과 외국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이다. 이날 폭발은 저녁 참배 신도들로 북적이던 시점에 발생해 피해가 컸다.

인도 당국은 대표적 이슬람 무장세력 가운데 하나인 ‘라슈카르 이 타이바’에 의한 폭탄 테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경찰은 8일 바라나시에서 300㎞ 떨어진 우타 프라데쉬주의 주도인 럭라우시 외곽에서 폭탄 2.5㎏을 소지한 용의자를 사살했다.

럭라우시에선 최근 이슬람 창시자인 마호메트 풍자 만평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면서 힌두교도와 마찰이 빚어져 상점과 차량이 불타기도 했다. 이어 지난주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방문을 반대하는 무슬림의 시위가 벌어지면서 힌두교도와 충돌해 모두 4명이 숨졌다.

두 종교가 충돌 조짐을 보이자 만모한 싱 총리는 이날 테러를 강력 비난하면서 진정해줄 것을 당부했다. 인도 정부도 종교간 충돌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국에 테러 경계령을 내리는 한편 바라나시 지역에 대해서는 출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번 충돌이 대규모 유혈사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02년에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에서 사원에서 참배하고 돌아오던 힌두교도들을 무슬림이 공격했고, 힌두교도들이 곧바로 보복에 나서 모두 1,000여명이 사망했다. 앞서 1992년에는 2,0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아요디야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폭발이 발생한 바라나시와 같은 주에 속해있는 아요디야 유적지는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가 서로 자신들의 종교 성지라고 주장하는 곳이다. 아요디야는 힌두교 영웅신 라마의 탄생지로 힌두교도들이 성지로 여겨왔다.

그러나 1528년 이슬람 세력인 무굴제국이 이곳을 점령한 뒤 바브리 사원을 지었으며 이후 500여년동안 양측이 성지 연고권을 주장하며 갈등을 겪어왔다. 특히 힌두교도들이 1992년 바브리 사원을 파괴하고 힌두교 사원을 세우려 한 뒤 종교 집단간 충돌이 빚어져 2,000여명이 숨지기도 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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