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호에 서식하는 어류의 종류가 계속 늘고 있다. 블루길 배스 등 외래 육식어종 도입 이후 토종 어류가 크게 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특히 대청호나 청평호 등에서 발견되던 은어가 팔당호에서 처음 확인됐고 퉁가리 쉬리는 1972년 이후 처음 채집됐다.
8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한강물환경연구소의 ‘한강수계 환경기초조사사업_수중생태계 물질순환 및 에너지 흐름조사’에 따르면 2004년 팔당호 일대에서 2차례 실시한 어류생태조사에서 은어의 서식이 최초로 확인되는 등 모두 15과 45종의 어류가 발견됐다.
이는 2003년 조사 당시의 10과 42종보다 소폭 늘어난 것이며, 팔당댐 조성(73년) 전인 72년 실시된 생태조사의 9과 31종에 비해서는 45%가 증가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서식이 확인된 어류는 줄납자루 가시납지리 참중고기 쉬리 몰개 배가사리 새코미꾸리 참종개 등 토종 16종을 포함해 총 45종이다. 이중 외래어종은 블루길 배스 떡붕어 초어 등 4종이다.
73년 도입된 대표적 외래어종인 블루길은 남한강의 경우 43%, 북한강에서는 45%를 차지해 절대 우점종으로 군림했지만 팔당호 본류(소내섬_팔당댐)나 팔당호 내수역(본류+남ㆍ북한강, 경안천)에서는 각각 19%와 26%에 그쳤다. 이들 지역에서는 토종 육식어종인 강준치가 각각 24% 29%로 가장 많았다.
연구소는 팔당호 어류 종의 증가 원인으로 ▦일반 호수와 달리 장마철 남ㆍ북한강 및 여러 지류로부터 대량의 물고기가 유입되고 ▦블루길 배스가 토착화하면서 토종 육식성 어류와 세력균형을 이뤘으며 ▦한강유입 지류의 수질이 상당히 개선된 점을 들었다.
한강물환경연구소 변명섭(43) 연구사는 “블루길은 유속이 느린 수초지역을 선호하는 데다 팔당 내수역의 대부분을 활동성이 큰 강준치와 누치가 지배하고 있어 세력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블루길 배스가 도입된 지 30년이 지난 만큼 생태계가 점차 안정화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사는 2004년 여름과 가을 2차례 이뤄졌으며 조사수역은 북한강(남양주시 와부읍 조안리) 남한강(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경안천(광주치 퇴촌면) 본류수역(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등 4곳이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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