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 분야에서 여풍(女風)이 거세다.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고용주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이 지배하는 기업 세계에서 살아 남아 정상에 우뚝 선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MBC와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가 최근 한국을 비롯해 세계 22개국 여성 CEO 1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치혁신을 통한 블루오션 창출’(52.4%)과 ‘감성을 살린 경영방식’(20.3%)이 최고의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MBC 스페셜은 이 조사결과를 토대로 국내외 여성 CEO 11명을 만나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를 들어보는 2부작 ‘세계의 여성 CEO’를 12, 19일 밤 11시30분에 방송한다.
12일 전파를 타는 1부 ‘블루오션을 개척하라’에서는 가치혁신을 통한 고객 창출로 새 시장을 개척한 여성 CEO들을 만나본다. 프랑스의 최대 백화점 쁘렝땅의 대표 로랑스 다농은 백화점을 모든 물건을 구매하는 거대 유통망이 아닌, 소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바꾸는 과감한 개혁을 단행했다. 2층으로 된 세계 최대의 미용 매장과 남성 소비자를 위한 최대 제화 매장을 만들고 맞춤형 구매 서비스를 내놓았다.
그 결과 유통업계의 변화 바람을 타고 위기에 빠졌던 백화점은 가장 경쟁력 있는 백화점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황토미용 제품으로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탤런트 출신의 김영애(사진) 참토원 대표, 국내 패션업의 한계를 ‘글로벌 브랜드’ 전략으로 극복한 김성주 MCM 대표 등의 성공담도 들어본다.
19일 방송하는 2부 ‘이제는 감성경영이다’에서는 유연한 사고, 조직화합적 리더십 등 여성적 감성을 살린 경영으로 성공을 일군 이들을 소개한다.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10년 만에 중국 최대 에어컨제조업체 거리전자 대표에 오른 둥밍주. 그녀는 중국 기업계에 뿌리깊은 ‘검은 거래’를 청산하는 과감한 혁신과 더불어 사원아파트 건립, 직원들의 고충 상담 등 사원복지 향상에 힘써 직원들로부터 ‘누나’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싱가포르 최대 운수업체 SMRT의 소픽화 대표가 CEO가 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경직된 회사 문화와 서열의 파괴. 말단사원부터 중역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회의를 여는 등 직원들에게 확실한 소속감을 부여한 결과, 업무효율성이 크게 높아졌고 회사 주가가 70% 이상 상승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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