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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美에 기댄 자이툰 대민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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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美에 기댄 자이툰 대민작전

입력
2006.03.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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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까지 6일 동안 자이툰 부대의 교대 병력을 동행 취재하면서 몇 번씩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정승조 사단장이 직접 공항에 나와 8,400㎞의 여정길을 날아온 병사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장면은 외국 땅에서 평화 지킴이로 나서는 우리 군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자이툰은 현지에서도 감동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의 오랜 탄압에 시달린 쿠르드인들은 자이툰의 대민(對民)작전에 진심어린 감사를 표현했고 미군이 자이툰의 대민작전을 벤치마킹한다는 이야기도 가슴시리게 다가왔다.

하지만 자이툰이 내미는 평화의 손길이 온전히 ‘쿠리(한국을 지칭하는 현지어)’의 몫인가에 대해서는 회의가 들었다. 자이툰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파병한 만큼 파병 비용도 정부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민작전 비용은 상당 부분 미군에 의존하고 있었다.

지난해 파병 비용과 대민 작전을 포함한 자이툰 부대의 예산은 150억원에 불과한 반면 대민작전을 위해 미군의 예비비에서 끌어다 쓴 자금은 220억원이라고 했다. 대민작전의 폭이 확대되면서 미군의 자금까지 끌어다 쓸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미국 입장에서는 “시공사만 한국군이었다”고 광고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자이툰 파병은 경제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베트남전에 파병했던 197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재건비용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면 미국의 전쟁에 동원됐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30년이 흘러 “한미동맹을 고려해 눈물을 머금고 파병할 수 밖에 없었다”는 외교 문서가 공개되는 상황이 우려될 뿐이다. 이런 지적이 군령을 따라 파병된 자이툰 장병의 열과 성에 한 점의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정곤 사회부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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