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33ㆍ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을 앞두고 선발 시험대에 오른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8일(한국시간) 미국과 멕시코의 B조 예선 첫 경기를 관전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찬호를 9일 캔자스시티와의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 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아시아 예선에서는 ‘깜짝 마무리’로 변신, 한국 대표팀이 A조 1위로 8강에 진출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지난 3일 본선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대만전에서 3이닝 무실점의 쾌투를 펼친 데 이어 5일 일본전에서도 3-2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9회 등판, 경기를 깔끔히 매조지 했던 것.
김 감독은 박찬호의 선발 복귀에 대해 “사실 찬호가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전부터 3이닝 정도 선발 등판을 희망했다”며 “그러나 본선에서도 선발로 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캔자스시티전에서 컨디션을 최종 점검한 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말을 아끼는 김 감독이지만 박찬호에게는 안방이나 다름 없는 미국 무대에서 거는 기대는 크다. 박찬호는 94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지난 해까지 개인 통산 106승을 거두며 빅리그에서 잔뼈가 굵었다. 특히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96년부터는 특급 선발 투수로 명성을 쌓아왔다.
박찬호 개인적으로도 ‘천직’이나 다름 없는 선발 투수로서 WBC 본선에서 활약을 펼치겠다는 의욕에 차있다. 7일 10여 시간의 비행 끝에 선수단과 함께 애리조나에 도착한 박찬호는 휴식일인 8일에도 2시간동안 훈련을 하며 캔자스시티전 선발 등판을 준비했다. 점심 식사를 마친 박찬호는 포수 홍성흔, 조인성과 함께 피오리아 구장에서 캐치볼과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해 10월 다저스전 이후 5개월 만에 선발 등판하는 박찬호가 본선을 앞두고 치르는 ‘수능시험’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 지 관심을 끈다.
애리조나=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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