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동이 세계를 사들인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동이 세계를 사들인다

입력
2006.03.09 10:05
0 0

공격적인 경제활동과 유가 상승으로 중동 국가들의 금고에 돈이 넘치면서 미국에 대한 아랍권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7일 “9ㆍ11 테러로 주춤했던 중동의 투자가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며 “최근 논란을 불러 일으킨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미 항만 운영권 인수는 쏟아지는 중동 투자의 일부일 뿐”이라고 전했다.

최근 공격적 투자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곳은 중동 무역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UAE 토후국중 하나인 두바이다. 미 의회와 행정부의 충돌로까지 번졌던 6개 항만 운영권 인수 시도를 비롯해 두바이는 몇 년 사이 세계 각국의 부동산, 박물관 및 자동차 회사까지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해왔다.

독일 자동차회사 다임러크라이슬러 지분 2%를 10억 달러에 인수해 3대 주주에 오른 데 이어 영국의 유명 밀랍 인형 박물관 ‘마담 터소’도 15억 달러에 사들였다. 미 남동부 2만 1,000가구 아파트 단지 건설, 뉴욕 맨해튼 ‘파크 애브뉴 230번지’ 빌딩 구입 등 부동산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두바이 투자그룹은 최근 맨해튼의 명물로 꼽히는 ‘에섹스 하우스 호텔’을 사들인 후 5,000만 달러를 들인 대대적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항만 운영권 인수에 강하게 반대 의사를 표했던 로버트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당시 “센트럴 파크를 내려다보는 멋진 호텔이 탄생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두바이 외에 유가 급상승으로 돈을 쓸어모은 중동 산유국들의 ‘오일 머니’도 미 기업들을 집어 삼키고 있다. 최근 아랍 소유로 넘어간 기업은 유명 커피 체인 ‘카리부 커피’와 ‘처치스 치킨’, 로만 백화점, ‘아메리칸 뱅커’(투자 정보지), ‘TLC’(간병 서비스 전문 업체) 등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7,26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 적자를 기록한 미국 입장에서는 중동서 흘러 드는 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워싱턴 포스트는 “씀씀이가 큰 중동 투자자들 덕분에 이들 국가들이 인수한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연봉은 미국 기업보다 34%나 높아 고용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며 “아울러 직접 투자는 채권 투자액처럼 쉽게 빼갈 수 없는 돈이라는 것도 미 정부를 즐겁게 한다”고 밝혔다.

아랍 국가들은 “미국이 중동 국가들을 위험한 나라로 분류해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간다면, 다른 나라로 투자를 돌릴 수밖에 없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중동 국가 연합 투자회사 알 카피타의 매크레인 케넌 최고경영자(CEO)는 “아랍권 투자자들은 미국이 어느날 갑자기 정치적 불안을 이유로 중동 기업을 차별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미 정부가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