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이 이해찬 총리의 골프파동과 관련한 해명에서 말을 뒤집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가 ‘이 총리 사수’로 방향을 바꾼 뒤 이 차관이 당초의 해명을 번복했다는 점에서 ‘윗선’과의 교감 의혹까지 일고 있다.
이 차관은 7일 기자회견을 통해 “2004년 9월 부산에서 열린 골프모임에서 이 총리가 골프를 쳤다”고 해명했다 갑자기 8일 “오늘 총리실에서 연락이 와 (기억을 되살려 보니) 당시 총리는 골프를 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고 번복했다. 총리실도 “이 총리가 당시 라운딩을 하지 않고 다만 부산 모처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 해명은 다른 관련자와도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 이 차관은 “3ㆍ1절 골프모임 당시 총리 골프비만 골프장 사장이 내고 나머지 7명은 각자 비용을 냈다”고 했지만 정순택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비용은 누가 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골프일정을 잡은 시기에 대해서도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
이를 두고 관가에서는 “이 총리의 남자라는 말을 듣는 이 차관이 어떻게 총리의 골프 참석 여부를 착각할 수 있겠느냐”며 “총리 골프파문의 확산을 막기 위해 총대를 멨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이 차관의 해명을 전후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이 총리의 사퇴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듯한 기류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는 청와대와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 차관이 해명을 번복하기 직전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언론사 정치부장들을, 이백만 홍보수석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각각 만나 ‘부정적 흐름’의 맥을 끊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총리실 관계자는 “이 차관이 자신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청와대 측으로부터 해명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 정도는 들었겠지만 해명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상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총리실과도 전혀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진각 기자 jg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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