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3ㆍ1절 골프 동반자인 박원양 삼미건설 회장과 강병중 부산방송 및 넥센 회장,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등이 옛 삼미그룹의 모기업인 ㈜삼미를 공동으로 인수하면서 채권은행단으로부터 1,500억원의 채무를 탕감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3년 2월 삼림종건(현 삼미건설)과 넥센 세운철강 등으로 구성된 삼림컨소시엄은 법정관리 중인 ㈜삼미를 820억원에 인수했다.
유상증자대금으로 삼림종건 법인이 134억원, 삼림종건 대주주인 박 회장이 90억원, 나머지는 넥센 세운철강 동원건업 등 3개 업체에서 각각 30억원씩 분담했으며 506억원은 부채로 떠안았다.
㈜삼미는 삼림컨소시엄에 인수된 후 우리ㆍ외환ㆍ제일은행과 농협 등 15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으로부터 총부채 5,000억원의 30%인 1,500억원의 부채를 탕감받아 일각에서 특혜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미는 이 덕에 같은 해 12월 1,894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676억원의 당기순이익까지 기록, 기업가치가 부도직후에 비해 10배 이상 높아졌다.
당시 삼림 등 3개 컨소시엄이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최종 입찰제안서는 삼림 등 2곳만 냈다.
매각에 관여했던 금융계 관계자는 “탕감규모는 다른 법정관리기업과 비교해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며 “부채 탕감에 힘입어 재무상태가 호전됐었다”고 말했다.
㈜삼미는 지난해에도 2,0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손익분기점 수준을 유지, 조기에 경영이 정상화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삼림이 인수한 뒤에도 경영진을 교체하지 않고 구조조정도 하지 않아 직원들도 별 반발이 없었으며 회사 경영도 순조로운 편”이라며 “채무탕감은 적법한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기업 인수 합병(M&A) 전문가는“부산에 기반을 둔 기업인들이 서울지역 재벌계열 모기업을 인수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에 본사를 둔 ㈜삼미는 중견그룹 삼미그룹의 모기업으로, 그룹이 1997년 해체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나 2003년 삼림컨소시엄 인수후 법정관리에서 졸업하고 현재 특수강 강판 등을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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