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을 역임했던 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과 김평수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이 지난해 부산에서 여러 차례 골프회동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공제회가 영남제분 지분을 매도하기 시작하던 지난 연말에도 골프회동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이 차관 등이 부적절한 골프접대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 지역신문인 국제신문은 8일 "김 이사장과 이 차관, 류 회장이 지난해 10~12월 부산에서 최소 2차례 골프를 치는 것을 목격했다"라는 부산지역 인사들의 복수(複數) 증언을 보도했다. 이 시점은 공제회가 영남제분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던 시기와 일치해 의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공제회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20일까지 영남제분 주식 203만주를 순차적으로 매입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4,500원선이었고, 주식매입이 완료된 10월20일 종가는 5,470원이었다. 이 때까지는 평가차익만 20억원에 가까운 성공적인 투자였던 셈이다.
공제회는 이 때부터 차익 실현이라는 정해진 수순에 돌입했고 10월19일부터 11월17일까지 모두 37만여주를 매도해 21억원대의 이익을 실현했다.
그러나, 공제회의 주식 매도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특히, 영남제분 주가가 11월23일 5,600원을 정점으로 한달만에 3,465원까지 하락했는데도 공제회는 165만여주를 매도하지 않아 8일 현재 20억원대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손절 시점을 놓쳤을 수는 있겠지만 이익이 난 상태에서 충분히 분할매도가 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분산투자 차원에서 영남제분과 함께 투자했던 유진기업을 거래부진 때문에 전량 매도했던 발빠른 대응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이 때문에 지난 연말의 3자 골프회동이 공제회의 지속적인 지분 보유 사실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만일 공제회가 전체 유통물량의 8%에 해당하는 165만여주를 전량 처분했을 경우 영남제분의 주가는 더욱 빠르고 급격하게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골프를 함께 한 사실은 있지만 부적절한 민원이나 접대는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김 이사장과는 (교육부 재직 시절부터) 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류 회장 등 평소 알고 지내는 분들과 함께 2~3번 정도 라운딩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당시 계산은 류 회장이 아니라 골프를 함께 한 다른 분이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민원성 접대'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류 회장은 지난해 12월 이 차관과 부산에서 골프를 쳤을 때 단 한 차례 만났을 뿐"이라고 밝혀 이 차관의 해명과 차이를 보였다.
김 이사장은 "류 회장은 얼굴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잘 모르는 사이"라며 "영남제분 주식 매입은 전담팀이 결정한 사안이며, 매입을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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