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는 8일 각료회담을 열고 현재 하루 산유량 2,800만 배럴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세계 4위 산유국 이란은 핵 문제의 향방에 따라 석유를 감산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OPEC 의장인 에드먼드 다우코루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은 이날 “현재 고유가가 수급 불균형 보다는 지정학적 불안에서 비롯한 것이며 현 시점에서 감산할 경우 석유시장에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문가들은 나이지리아 반군의 석유시설 공격, 이라크 종파 갈등에 따른 내전 상황, 이란 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가능성 등 유가 상승 요인이 겹쳐 OPEC으로서도 선택의 폭이 적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장 강하게 감산을 주장해 온 베네수엘라 라파엘 라미레즈 석유장관도 “다음 회의가 열리는 6월까지는 감산 주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산유량 유지 쪽에 힘을 실었다.
셰이크 아흐마드 파드 알 사바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회담 후“이란 핵 문제와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 여러 가지 불안 요소들 때문에 유가에 5달러~8달러 정도 거품이 끼어있다”며 “2ㆍ4분기에는 유가가 6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4ㆍ4분기에 다시 60달러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OPEC의 산유량 유지 결정이 언제까지 유효할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우코루 의장은 이 날“우리는 6월 1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다음 회의 때까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혀 산유량 변동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특히 핵 문제를 두고 서방 세계와 대립하고 있는 이란의 선택에 따라 OPEC의 산유량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일단 ‘당장 석유 생산량을 줄이지는 않는다’는 계획이다. 후세인 아르데비리 이란 OPEC 대표는 이날“핵 문제를 두고 우리와 서방 세계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갈등이 석유 생산, 수출에 영향을 끼칠 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방 세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경제 제재를 선택할 경우 분명 유가는 오르겠지만 석유 생산을 멈추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 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자바드 바에디 협상 대표는 “상황이 바뀌면 우리는 석유 관련 정책을 재검토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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