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동해ㆍ삼척)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고 버티기로 작심한 모양이다.
최 의원은 여기자 성 추행 파문 직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곧 사퇴할 듯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반대의 기류가 짙어지고 있다.
최 의원은 현재 강원의 한 팬션에 칩거 중인데,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등이 자신을 원색 비난한데 따른 충격이 가시지 않아 수행비서의 24시간 ‘감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최 의원의 가족들이 한나라당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사퇴를 말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부인이 강경하다고 한다. 한 측근은 “가족들이 최 의원을 단박에 내친 한나라당의 각박한 태도에 격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최 의원 본인도 지금은 의원직 고수로 돌아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역구인 동해ㆍ삼척시 곳곳에는 ‘최연희를 살리자’,‘의원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쓰인 현수막이 걸리고, 일부 당원은 지역주민을 상대로 구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동해시 20여개 단체들도 의원직 사퇴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잇따라 내놓았다. 동해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마녀사냥식 사퇴압력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다. 삼척시 사회단체들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의원직을 유지시키려는 위한 조직적 움직임이다.
최 의원이 동해시 사무실 간판을 ‘한나라당’이라는 글자를 뺀 ‘국회의원 최연희’로 바꾼 것을 두고도 의원직을 고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사퇴할 뜻이 있다면 아예 간판을 내렸을 터인데 굳이 간판을 새로 단 것은 다른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 의원의 심경변화 조짐이 감지되면서 한나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최 의원이 탈당했다 해서 당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며 다시 한번 사퇴를 촉구했다.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국회차원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같은 정황 때문이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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