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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파문…커져가는 의문점/ 이해찬 총리 신항이름 결정 청탁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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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파문…커져가는 의문점/ 이해찬 총리 신항이름 결정 청탁 받았나?

입력
2006.03.0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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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총리의 ‘3ㆍ1절 골프’와 관련, 이기우 교육부 차관이 7일 해명성 기자회견을 했다.

정순택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도 이날 본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골프 파문의 전말을 털어놓았다. 두 사람은 이번 골프 모임에 대해 “부산 경제 현안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수한 자리였다”고 주장하면서 각종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골프 참가자들이 2004년에도 골프를 친 적이 있고, 지난해 총리 공관에서 오찬을 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는 등 이들의 관계와 모임의 성격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지고 있다.

◆ 3ㆍ1절 골프 모임 참가자들, 처음 만난 게 아니다.

철도 파업 첫날인 3월 1일 부산 아시아드 골프장에는 이 총리, 이 차관과 정 전 수석, 강병중 부산방송 회장,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박원양 삼미건설 회장,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 이삼근 ㈜남청 회장, 목연수 부경대 총장 등 8명이 나왔다. 이 총리는 이들과 평소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이 차관은 2004년 9월 목 총장은 제외한 8명이 부산에서 첫 골프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 총리 공관에서 밥까지 먹었다!

2005년 9월 이들 골프 참가자들은 총리 공관을 방문, 오찬을 했다. 이 차관은 “(골프 참가자들로부터)나를 통해 총리를 또 모시고 싶다는 연락이 계속 왔고, 총리 공관도 구경하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참가자들이 총리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려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이 이 총리와 ‘특수 관계’를 유지한 것이냐는 의심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이 이 총리의 후원 모임을 자처했을 가능성이 있고, 이 총리가 이를 모른 체 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관측에 대해 이 차관은 “평소 아는 분들이고 총리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며 적극 부인했다.

◆ 이 총리가 신항 이름 결정에 힘을 썼다?

정 전 수석은 이날 본보 기자에게 “골프 모임은 총리에게 지역 경제 현안 이야기를 하는 자리이면서 1월 1차 개장한 신항 명칭 결정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도 마련된 자리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 강서구 송정동과 경남 진해시 용원동 일대에 건설 중인 신항은 그 이름을 놓고 부산시와 경남도가 팽팽하게 맞섰다.

국무총리실과 해양부 등을 거치면서 우리말 이름은 ‘신항’으로, 영문 이름은 ‘Busan New Port’로 결정돼 사실상 부산시의 뜻이 관철됐다. 정 전 수석의 언급은 당시 부산 지역의 경제인들이 골프 참가자들을 통해 이 총리에게 명칭 로비를 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 3ㆍ1절 골프 모임은 어떤 경위로 마련됐나

참가자들이 지난해 총리 공관에 초대 받은 데 대한 답례로 “모시겠다”고 거듭 요청했다고 이 차관은 밝혔다. 이 총리는 “장모 병문안을 하러 부산에 가는 길에 운동을 하자”고 화답했다.

이 차관은 “당초 2월25일에 부산에 가려다 가족들과 같이 가려고 3월1일로 바꿨고, 부산 지역 참가자들에게는 박 회장이 연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부산 상의 신임회장단과의 만남을 위해 이 총리가 부산에 내려 갔다는 총리실측의 첫번째 해명은 거짓이었던 셈이다.

◆ 이기우 차관과 정순택 전 수석이 연결고리

2004년 9월 첫 골프 만남에서부터 2005년 9월 총리 공관 오찬, 이번 3ㆍ1절 골프 모임까지 이 차관과 정 전 수석이 이 총리와 부산 지역 경제인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차관과 정 전 수석은 부산고 선ㆍ후배 사이로 두 사람 모두 마당발로 통한다. 이 차관은 당시 이해찬 총리 비서실장이었고, 정 전 수석은 부산시 교육감,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 등을 거치면서 부산의 경제계 인사들과의 교분이 두터웠다. 두 사람이 이 총리와 부산의 기업인들을 한 데 묶는 데 충분한 조건이 갖춰져 있었던 셈이다.

◆ 세 번 만난 것이 전부인가

이 차관 등의 해명에 따르면 이 총리와 참가자들은 지금까지 세 번 만났다. 하지만 총리 공관에까지 초청 받을 정도의 친밀도를 감안하면 이들이 총리를 한꺼번에 또는 개별적으로 이 총리를 한 두 번 더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 이 총리는 빠졌더라도 부산이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이 차관은 이들 부산 경제인들과 지속적으로 만났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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