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아르빌에 주둔하고 있는 자이툰 부대는 2개월 마다 일부 병력을 교대해 6개월에 한번씩 부대 전체가 바뀐다. 지난달 말부터 자이툰 부대는 4번째 파병 장병을 받고 있다.
2일 서울공항을 출발한 4진 1차 교대 병력 300여명이 8,400여㎞떨어진 자이툰 부대에 안착하고 그만큼의 철수 병력이 귀국하는 과정을 국내 언론 처음으로 동행취재했다.
6일 새벽 서울공항에 도착한 전세기 안에서는 박수 소리와 함께 환호성이 올랐다. 지난해 9월 자이툰 부대에 파병됐다 6개월 만에 고국 땅을 밟는 철수 장병들의 안도와 성취가 뒤섞인 함성이었다. 병사들은 파병 수당으로 1인당 1,000여만원의 목돈과 25일의 휴가까지 얻었다.
자이툰 부대 및 바그다드의 주 이라크 대사관 경계 임무를 책임졌던 해병1사단 소속 윤창희 소령(42)은 “병력 교대를 위해 바그다드를 출입할 때마다 방문 루트에서 테러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섬뜩했던 기억이 새롭다”면서도 “이라크 재건 임무를 평화적으로 수행, 동맹군의 모범으로 평가받아 뿌듯하다”고 했다.
하지만 2일 교대 병력을 태우고 서울공항을 출발한 전세기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이역만리 전장터로 떠나는 불안과 긴장이 감돌았다. 본부 중대로 배속 받았다는 한 병사는 “아르빌은 테러 위협이 없다고 들었지만 그래도 겁이 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11시간 만에 쿠웨이트 무바라크 국제공항에 도착한 장병들은 28도의 무더위에 먼저 놀랐다. 자이툰 부대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머무는 캠프 버지니아에서는 한치 앞을 분간키 어려운 모래바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장병들은 여기서 2~3일을 머물며 하루 100여명씩 수송기를 이용해 자이툰 부대로 들어간다. 100만평의 광활한 대지는 콘테이너와 텐트를 합쳐 수백개의 임시 숙소가 빼곡히 들어차 난민수용소를 방불케 했다.
캠프에 파견돼 있는 자이툰 지원대장 허명동 중령은 “50여명이 타는 C_130수송기가 하루에 두 번밖에 운항하지 않기 때문에 부득이 중간기착지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일 일부 교대 병력이 캠프 인근 알리 알 살렘 미 공군기지에서 C_130수송기에 몸을 실었다. 우리 공군 수송지원대인 다이만 부대가 사용하고 있는 2개의 격납고는 걸프전 당시 미군의 스마트탄 공격을 받아 부서진 채 그대로다. 2시간 만에 아르빌에 도착한 수송기는 착륙 직전 갑자기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이른바 전술비행이다. 동승한 하태직 다이만 부대장(공군 대령)은 “만일의 대공 사격을 대비해 이착륙 시 지그재그로 운행한다”고 설명했다. 장병들은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트를 탄 듯한 울렁거림을 끝으로 8,400여㎞의 대장정을 마치고 아르빌 땅에 도착했다.
공항에 마중나온 정승조 자이툰 사단장은 “이라크의 재건과 평화를 위해 먼 길 온 것을 환영한다”며 장병들의 손을 일일이 잡았다. 자이툰 부대를 들어서자 ‘임무완수 무사귀환’이란 큰 글씨의 부대훈(訓)이 장병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르빌(이라크)=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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