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2월 28일자 A 5면) 기사를 읽었다. 비록 만취 상태였다고는 하나 최고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현직 국회의원의 그릇된 성의식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최 의원의 부적절한 처신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성추행이란 추악한 범죄 이면에는 정치인과 언론의 부적절한 관계도 도사리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언론의 본질적인 존재이유는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이다. 이 점을 상기한다면 취지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정치인과 언론인들의 술자리는 목적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신 정언 유착’이란 말도 나올 법하다. 그동안 일부 보수 신문들이 보여온 정권에 대한 맹목적인 비판이 이와 같은 유착행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
그러나 정작 우려되는 점은 이런 비정상적인 술자리를 그간 마치 자연스러운 관행처럼 받아 들였던 우리 사회의 인식이다. 정책과 의정활동을 냉정하게 감시ㆍ견제해야 하는 언론의 역할에 대한 무관심이 이번 사태를 낳은 것이다.
정치를 감시하는 것이 언론이라면 언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국민의 눈과 귀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언론을 만드는 힘은 다름아닌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상희ㆍ경기 수원시 매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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