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시가 농업 선진화와 첨단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영천시는 예로부터 남쪽 지방에서 여러 갈래로 올라오는 봉수대의 집결지이며 사통팔달의 교통의 요지인 덕분에 영천장은 영남 3대장터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자체 출범후 영천시는 단체장 비리연루와 선거법 위반으로 재보선을 두 차례 실시했고,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거치며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디었다.
이처럼 낙후한 영천을 되살리기 위해 선택한 것이 한방산업 등 1차 산업의 선진화와 하이브리드 부품소재산업. 영천은 국내 최대의 한약재 집산지로 영천시 완산동 약초거리와 도동 한약유통단지에 150여개의 한약재유통업체가 밀집해있다.
여기서 유통되는 한약재가 국산한약재 유통량의 30%에 이른다.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한약재가 영천에 모여 다시 서울 경동시장이나 대구약전골목 등의 한약업자나 한방 병ㆍ의원에 공급된다.
시는 2003년부터 3일간 열던 한방축제를 지난해부터 5일로 늘렸다. 당시 축제장을 찾은 한방 관련업자와 관광객은 20여만명. 8만명에 불과한 영천시 인구의 2.5배가 넘었다.
지난해 9월 완산동 등 약초거리 일대는 한방특구로 지정돼 한방산업 육성의 전기를 마련했다. 시는 앞으로 5년간 91억원을 들여 한방전시관과 한약재종합유통센터 전통한방거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2010년까지는 386억원을 들여 8만4,000여평의 부지에 건강레저존 한방플로랄존 한방그린존 등 한약재를 활용한 쇼핑 레저 휴양이 가능한 한방테마단지도 조성중이다.
이와 함께 시는 지난해 산업자원부로부터 서로 다른 소재와 기술을 융합해 고부가 가치의 신소재와 부품을 만드는 하이브리드 부품소재기술혁신센터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2008년까지 200억원을 들여 경부고속도로 영천 IC근처에 들어설 센터는 구미 경산 경주 포항 등지에 있는 830여 부품소재생산업체를 위한 인력양성의 중심축이 될 전망이다. 특히 단순임가공수준에 머무는 영세 부품소재생산업체들은 센터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대외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손이목(57) 시장은 “영천은 전통산업인 농업과 한방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면서 하이브리드 기술을 통해 10년뒤 영천을 이끌 캐쉬 카우(신성장산업)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영천=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 손이목 양천시장
“영천은 도ㆍ농 복합형의 시로 지역총생산에서 농업부문이 45%나 되고 이중 60%가 과일재배지입니다. 이에 따라 영천발전을 위해 농업의 과학화와 첨단 기계부품산업의 육성이 절실합니다.”
손이목(57) 영천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남미산 포도가 출하되지 않는 시기에 머루포도를 미국으로 첫 수출, 호평을 받았다. 또 수확후 특수 처리하여 항산화물질이 일반 포도보다 5∼10배나 많은 레스베라 포도를 개발해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손 시장은 한방산업의 경쟁력 확보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그는 “인구 8만의 영천에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도시보다 한방 병ㆍ의원 숫자가 4∼5배나 많은 45개에 이른다”며 “영천분지를 둘러싼 산악지대서 생산되는 양질의 약초와 유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방을 단순히 치료만이 아니라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웰빙형산업으로 육성하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영천시는 농업분야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난달 포도재배기술 박사 전문인력을 1명 채용한데 이어 하반기중 복숭아 박사 1명을 더 뽑을 방침이다.
손 시장은 “영천은 교통 인력 부변 지역과의 연관성 등 다른 조건이 좋아 지금 별다른 제조업이 없는 것이 오히려 신산업 육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경부고속도로변에 50여만평의 지방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농업과 첨단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피력했다.
영천=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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