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여성 안무가 3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는 귀한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프랑스 현대무용의 정점 마기 마랭(55), 벨기에를 유럽 현대무용의 메카로 끌어올린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46), 피나 바우쉬 이후 독일이 낳은 가장 뛰어난 안무가 자샤 발츠(43). 프랑스 리옹 오페라 발레단이 이들의 작품으로 11, 12일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15, 16일 경기 고양 어울림극장에서 공연한다.
독특한 개성의 세 작가를 한 데 모은 초점은 음악의 형식, ‘푸가’다. 각각 바흐, 베토벤, 슈베르트의 푸가로 춤을 만들었다. 푸가는 주제와 이를 모방한 변주가 ?고 ?기듯 끊임없이 반복되는 음악이다.
리옹 오페라 발레단은 프랑스 제2의 도시이자 춤의 도시인 리옹을 대표하는 무용단으로 이번 내한공연은 1988년 이후 두 번째다.
3인의 안무가들은 최근 2, 3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도 마니아급 관객을 형성했다. 마기 마랭은 2003년 세계무용축제(SIDance)에서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웠고, 자샤 발츠는 2004년, 케이르스마커는 2005년 LG아트센터 초청으로 와서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다음과 같다.
◇마기 마랭 ‘Grossland’(26분)=뚱뚱하게 분장한 무용수들이 부르주아를 풍자하고 예쁜 몸에 반격을 가하는 유쾌한 작품. 음악은 바흐의 ‘브란덴부르크협주곡’ 중 ‘푸가.’
◇자샤 발츠 ‘Fantasie’(20분)=2006년 신작. 슈베르트 푸가에 깃든 슬픔과 고독을 영혼을 치유하는 춤으로 옮겼다.
◇케이르스마커 ‘대푸가’(18분)=거칠고 난해한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대푸가’로 만든 춤. 춤과 음악이 서로 맞서거나 교감하고 나란히 놓이기도 한다.
▦대전 11일 오후 7시, 12일 오후 4시 (042)610-2222 ▦고양=오후 8시 (031)960-9630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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