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3ㆍ1절 골프’ 내막이 당초 총리실이나 참석자들의 해명과는 다른 것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골프 모임의 성격과 목적에 대한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총리실과 참석자들은 전말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고 일부 참석 기업인들이 해외출장에 나서 뭔가 은폐할 게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총리실이나 참석자들은 골프를 친 다음날인 2일 공정거래위로부터 담합행위로 검찰에 고발된 영남제분의 류원기 회장이 참석했음에도 굳이 불참했다는 거짓 증언을 해 그 배경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참석자들은 골프 파문이 막 터졌을 때 “류 회장이 명단에 있었으나 오지 못해 이기우 교육부차관이 대신 왔다”고 밝혔으나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 관계자는 류 회장이 골프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욱이 류 회장은 회사가 공정거래위로부터 과징금과 검찰 고발 조치를 당했으나 본인은 고발 대상에서 제외돼 사전 로비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 관계자들은 “밀가루 가격담합 대표자 모임이 2000년 2월과 2002년 2월 두 차례 있었으며 류 회장은 첫 모임에 참석했으나 두 번째 모임에는 주가조작으로 구속돼있어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2000년 2월 담합행위는 공소시효가 지났고 두 번째 모임에는 불참했기 때문에 고발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골프 모임의 성격에 대해 총리실은 “오래 전에 약속됐으며 부산 상공회의소 신임 임원들을 만나 지역 현안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송규정 현 상의 회장이 초청되지 않았고, 차기 회장 예정자도 급히 연락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이 역시 사실과 달랐다.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부임한 6월 이후 부산 지역에서 기업인들이 주도하는 후원모임이 만들어졌고 이날 참석자들 중 상당수가 모임에 속한 점을 들어 이날 골프도 이 총리 후원 모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 총리는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노 대통령의 귀국일자(14일) 이후인 17일 하이닉스반도체 공장을 시찰하는 일정을 잡아 사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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