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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세대를 잇는 유쾌한 인터뷰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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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세대를 잇는 유쾌한 인터뷰 기대하시라"

입력
2006.03.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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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평가 이재현(48ㆍ사진)씨가 매주 화요일 본보에 새 문화기획 ‘대화-이재현의 가상인터뷰’를 연재한다. 그는 “여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건강한 이념과 철학, 문화의 맥락을 찾겠다”고 말했다. 30대로 접어든 90년대의 ‘신세대’와 지금의 10대, 4ㆍ19세대와 386세대, 또 그 사이에 끼인 세대들의 감성 잇기. 그는 그것이 인문학과 예술의 역할이며,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83년 문학평론(실천문학)으로 데뷔했다. ‘문학운동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그의 표현을 옮기면, 운동권 팸플릿과 평론 사이의 어중간한 문체와 내용이었다. 전공(영어)보다는 철학, 특히 사회ㆍ역사철학에 더 마음이 쏠렸고, ‘역사의 해석보다는 그 변혁’에 몸 달았던 시절이었다. 10개월의 옥살이와 복학, 등단 이후의 평론활동 끝에 대학원에 진학, 마르크시즘 철학을 전공했다.

이념과 가치의 혼란기인 80년대 말 2년 남짓 월간 ‘말’지 편집위원을 맡기도 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사회주의권의 붕괴 이유는 잘 모르겠고…, 대신 자본주의가 살아있는 게 대중문화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슷한 세대들이 머리(학계)와 몸(운동의 현장)으로 혼동과 환멸의 시간을 버티는 동안 그는 가슴으로 세상과 교감했다. 그것이 문화, 엄밀히 말하면 대중문화였다. 좌파가 외면해온 보편의 가치들, 곧 “사랑 성(性) 쾌락 이별 죽음처럼 우파적인 것들과 결합된 문제들과 맞서 싸우고 포섭하는 일”이 그가 지금껏 강의하고 써온 ‘문화비평’이다.

“광고나 가요를 보세요. 대중문화가 세상에 대응하는 속도는 엄청 빨라요. 그 속도가 당대의 현실과 대결하는 힘입니다.” 그 시사적, 당대적 증상들을 인문학적 교양과 결합하려는 것, 그것이 그가 말한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이고 ‘세대의 감성 잇기’일 것이다.

그의 언어(말, 글)는 젊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블로그 용어로 동시통역할 수 있는, 달리 말해 가장 젊은 형식으로 가장 오래된 내용을 능란하게 소화하는 지식인이다. 그래서 그의 언어는 쉽고 유쾌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그 유연하고 발랄한 사유의 형식은 당대의 가치인 개인주의와 상대주의, 타자(他者)에 대한 민감한 감수성에서 배어나온 것이다.

그가 ‘가상인터뷰’를 통해 세대의 감성을 잇고, 그를 통해 공동체적 에너지의 결집을 추구하는 것도, 결국 공동체를 형성하는 개인들의 고유성을 복원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지금은 모든 국민이 ‘개인’으로 태어나는 새로운 르네상스, 문화적 르네상스가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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