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작년 한 해 많이 오른 국내 주식시장에 경계심리가 확산되면서 시장이 혼전을 거듭하자 새로운 대체시장을 찾아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 세계 주식시장에서 약 1%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시장에 모든 자산을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단일 국가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해외투자는 국내 단일 시장의 변동 위험을 분산하는 좋은 대안이다.
그러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더 큰 리스크로 달려가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나라 코스닥은 위험해서 투자를 못한다면서 여러 면에서 코스닥 보다 훨씬 검증이 덜 된 해외시장에는 아주 용감하게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그 나라의 정치와 경제구조, 문화, 경기동향과 기업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도 “요즘 그 나라 좋다더라” 정도의 막연한 전망에 선뜻 돈을 맡기곤 한다. 최근의 우수한 펀드 수익률 동향이 가장 큰 몫을 했을 것이다. 알면 병이라고 했던가. 우리가 매일 뉴스를 접하고 있는 국내에서는 오히려 더 신중하다. 북핵 문제, 불안한 국내 정치, 환율 불안, 기업 실적 등 온갖 실시간 정보가 투자자의 발목을 잡는다. 해외라고 왜 문제가 없겠는가. 단지 몰라서 안심이 될 뿐이다. 투자는 정보의 싸움이다. 그런 면에서 국내투자가 해외보다 훨씬 수월하다.
해외투자를 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 모르는 만큼 경계하고 겸손해지자는 뜻이다. 애초에 한국이라는 단일시장이 불안해서 분산을 위해 나가는 것이라면 해외에서도 분산을 원칙에 두어야 한다. 여러 국가에 동시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개별국가에 들어가고 나오는 타이밍을 잡기엔 정보취득이 여의치 않다.
개별국가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위험을 지역투자나 권역별 투자로 확대하는 것이 어떨까. 가령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인도,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에 투자하고 싶다면 각국에 개별적으로 투자하는 것 보다는, 지역 전문가인 펀드매니저가 알아서 국가별 비중을 조절해 주는 브릭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유망지역이나 유망자산을 선택한 다음, 아시아 지역 펀드나 유럽 지역 펀드, 글로벌 펀드 등 다양한 국가를 묶어서 투자하면 그만큼 개별국가의 위험은 분산 시킬 수 있다. 물론 개별국가에 투자하면 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가능성은 있지만 그만큼 단일시장의 위험도 더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손민보 신한PB 분당센터 팀장 mbson@shinhan.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