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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의 변신…보수적 전통 깨고 사회문제 다룬 작품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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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의 변신…보수적 전통 깨고 사회문제 다룬 작품 선택

입력
2006.03.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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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성향의 미국 아카데미영화제가 전통을 깨고 동성애, 인종갈등 문제를 다룬 영화에 오스카를 선사했다.

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시어터에서 열린 제78회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미국 사회의 뿌리깊은 인종갈등 문제를 소재로 한 저예산 독립영화 ‘크래쉬’와 두 남자의 진지한 사랑을 그린 ‘브로크백 마운틴’이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을 각각 수상했다. ‘크래쉬’는 각본상과 편집상, ‘브로크백 마운틴’은 각색상과 작곡상도 받아 나란히 3관왕에 올랐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멀리해왔던 아카데미의 이 같은 변화는 미국 사회의 어두운 면과 금기시 돼온 문제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대거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예고됐다. 작품상 등 5개 부문후보에 올랐던 ‘뮌헨’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을 통해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비판하고 있으며, 작품상 후보였던 ‘굿나잇 앤 굿럭’은 1950년대 매카시즘의 광기를 고발하고 있다. 조지 클루니가 남우조연상을 탄 ‘시리아나’는 중동의 석유 이권을 둘러싼 미국 등 강대국의 추악한 이면을 드러낸다.

아카데미의 변화는 할리우드의 지각 변동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잇달아 신통치 않은 흥행 성적을 내는 반면, 사회적 치부나 소수자 문제를 다룬 영화가 관객들을 불러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걸프전의 참화를 그린 ‘자헤드:그들만의 전쟁’이 지난해 호평을 받았고, 세계경찰국가 미국의 위선을 고발한 ‘아메리칸 드림즈’와 이라크전을 다룬 ‘노 트루 글로리:배틀 포 팔루자’ 등이 제작 중이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대만계 리안(李安) 감독이 아시아인 최초로 감독상을 받은 것도 눈 여겨볼 점이다. 지난해 흑인인 제이미 폭스와 힐러리 스웽크에게 남녀주연상을 안겨줬던 아카데미가 유색 인종들에게 문호를 활짝 개방했음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리안 감독은 ‘결혼피로연’ ‘센스 앤 센서빌리티’ ‘와호장룡’ 등의 작품으로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렸지만 주요 상을 받진 못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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