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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글로벌 톱 5' 노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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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글로벌 톱 5' 노란불

입력
2006.03.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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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그룹이 2010년까지 폴크스바겐(5위)을 누르고 글로벌 5위 업체로 올라선다는 ‘GT(글로벌 톱)5’ 중장기 청사진이 위기를 맞고 있다.

환율과 원자재ㆍ유가 상승 등 외부 경영환경이 나빠지고 있는데다 기술개발(R&D)에 소요될 자금력 부족과 생산성 저하 등 고질적인 내부 요인들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현대차 전략기획팀이 작성한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하이브리드카 개발과 공장신설 투자 등에 최대 20조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와 같이 순이익이 도요타의 10분의 1 수준에 맴돌 경우 GT5 진입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대ㆍ기아차의 지난해 R&D 비용은 2조5,200억원으로 도요타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하이브리드카 개발 2조∼5조원 ▦전장부품 개발 4조∼6조원 ▦신차 개발 2조∼3조원 ▦공장신설 투자 3조∼4조원 등 총 12조∼20조원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수익성으로는 2조∼10조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GT5 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생산성과 임금이 역비례하는‘고임금 저효율’체계를 꼽았다. 현대ㆍ기아차는 근로자 1인당 생산대수와 매출액, 영업이익 등에서 도요타에 최소 40%, 최고 70% 정도 뒤지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1인당 생산대수(2004년 기준)는 각각 31.5대와 28.1대였다. 혼다(47대)에 비해 15대 이상 차이가 났고, 도요타(58.4대)에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이어졌다. 현대차의 1인당 매출액은 45만970달러로 도요타(132만6,303달러)의 34% 수준에 그쳤다. 1인당 영업이익도 도요타(10만913달러)의 32.2% 수준인 3만2,526달러에 불과했다.

조립생산성을 나타내는 대당 투입공수(HPV)도 현대차는 33.1, 기아차는 36.5로 도요타(20.6), 혼다(19.5) 등과 차이가 컸다. HPV는 자동차 생산과 품질관리, 지원 등에 투입된 전체시간을 총 생산대수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반면 임금 상승률은 외국 선진 업체들 보다 훨씬 높았다. 현대차는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6~8%씩 임금이 올랐고 기아차도 6~9%씩 인상됐다. 반면 평균 연봉이 8,000만원대인 도요타는 지난해까지 4년째 임금을 동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고비용 저효율’의 체계로는 글로벌 5위라는 목표는 모래 탑과 같은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야 고용안정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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